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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들이 지지했는데…” 버티는 이정현 왜?

박형남기자
등록일 2016-11-02 02:01 게재일 2016-11-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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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대통령 최근측으로 분류<BR> `정치 생명 끝장 날까` 우려<BR> 절박함에 물러서지 못해
▲ 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누리당 비박계 대권 예비주자들이 현안과 관련해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연합뉴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1일 비박계 중심으로 제기되는 당 지도부 사퇴론에 대해 “당 대표의 책임감이라는 건 하루아침에 바뀌는 게 아니다”고 말해, 사실상 대표 사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당내 이런 저런 요구를 다 듣고 있고 당내 뿐만 아니라 정말 이리저리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면서도 “그렇게 (당 대표 사퇴가) 금방 변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불참했지만, 다양한 인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사태 수습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대표는 비주류의 당대표 사퇴요구에도 불구하고 전날인 31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만금발전 특별위원회 구성안을 통과시키는 등 정상적인 업무도 봤다. 이날 새만금발전 특별위원회에는 정운천·정우택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기로 했다. 그 이면에는 당 대표를 사퇴하지 않겠다는 의중과 함께 내년 대선을 겨냥해 호남표 챙기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대표의 `버티기`는 일차적으론 절박함 때문이란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그만두면 친박계의 정치적 생명이 끝날 수도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박 대통령을 오랫동안 보좌했을 정도로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비박계가 지도부 사퇴론을 요구한 데 이어 차기 대권후보들도 “이 대표는 사퇴해야 한다”며 이 대표의 사퇴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더 나아가 2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의 사퇴 문제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벌써부터 당내에서는 “이 대표 사퇴는 시간문제”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로선 `지금 물러서면 박 대통령은 물론 친박계가 몰락, 또는 와해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이 대표는 명분 측면에서도 물러설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그는 8·9 전당대회에서 당원과 대의원들의 지지를 받으며 당 대표로 선출됐다. 이 때문에 비박계가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게 친박계의 지적이다. 말 그대로 당원들의 지지를 받고 당 대표가 된 만큼 자신이 물러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버티지 못한 채 물러서는 것은 당원들의 지지를 뿌리치는 것이란 생각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박계 한 의원도 “당원들이 뽑아줬다는 것을 이유로 버티는 것 아니냐”고 귀띔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 지키기가 아닌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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