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병 일
물 속 고기의 유영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찌(浮漂)인가도 싶은데
인생이란 삶의 물속 깊이를 내려보며
꿈이 월척을 기다리며
언제 다 할 떡밥의 용해속도를 가늠도 못하면서
삶이라는 물 한 가운데 열심히도 저리 꼿꼿이
오늘 침묵인 채로 서서
봉돌의 무게를 말하지 않으려하는
중년을 넘긴 시인이 생을 관조하는 작품이다. 인생이란 삶의 물 속 깊이를 내려다보며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것이란 말에서 시인정신을 짐작케 한다. 꼿꼿이 선 채 침묵하며 신호를 기다리는 찌와 같이 꿈의 실현을 기다리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이다. 봉돌의 무게를 말하지 않고 꿈의 월척을 기다리는 낚시꾼 같은 심정으로 중년을 건너가는 시인의 심중이 읽혀지는 시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