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 새누리당의 운명을 결정할 `친박 대 비박의 제1라운드`가 열린다. 13일 `당내당`을 선언한 친박계와 신당 창당을 고심 중인 비박계는 새누리당 원내사령탑 경선을 통한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양측은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자파를 반드시 당선시켜 지난 박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서 드러난 힘의 균형을 무너뜨리겠다는 각오다.
새누리당은 정진석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오는 16일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거를 치르기로 확정했다. 새누리당의 원내대표는 유일한 대야 창구이자, 원내 현안을 리드해야 하는 책임을 가지고 있다. 특히, 어떤 계파 성향의 원내사령탑이 선출되느냐에 따라 탈당, 분당, 대야(對野) 협상력, 안정적 집권여당 기능 회복 등의 정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친박계는 그간 `친박 원내사령탑`을 세우기 위해 물밑 작전을 펼쳐왔다. 친박계는 신임 원내대표단과 비상대책위원회를 장악해 `탄핵 정국`으로 폐족 위기에 놓인 현 상황을 반전시키겠다는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다.
친박측은 60표 이상 득표력을 자신하고 있다. 당초 친박계에서는 5선의 이주영, 4선의 김정훈·정우택·홍문종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올랐지만 이 의원이 국회 개헌특위 위원장에 지명되면서 원내대표 선거에 나서기 힘들어져 4선 의원 3명이 집중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반면 4선의 주호영·나경원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는 비박계는 친박계의 2선 후퇴를 위해 원내대표는 반드시 차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주류는 이정현 대표와 조원진·이장우 최고위원, 서청원·최경환·홍문종·윤상현·김진태 의원을 `최순실의 남자들`로 규정하고 당을 떠나라며 맹공을 가했다. 비주류는 탈당 및 신당 창당 카드도 만지막거리고 있다. 만일 차기 원내대표직을 주류에 빼앗길 경우 비주류의 원심력은 자연스레 커질 수밖에 없기 때뮨이다.
한편, 친박계외 비박계는 14일 열리는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전초전을 벌인다. 사실상 두 계파가 충돌하는 의총에서 경선 결과를 점칠 수 있는 풍향계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순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