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친박계 윤리위 충원은 대통령 중징계 차단 의도<bR>주류 `최순실의 남자들` 규정 비상시국위원회 맹비난
새누리당 내홍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급기야 14일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고성이 오가는 등 인신공격성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비주류의 당권 장악 움직임에 주류가 윤리위를 통한 반격에 나서는 모양새로 새누리당 내부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주류인 친박계와 비주류인 비박계가 정면 충돌했다. 비박계 의원들이 친박 지도부의 윤리위원 충원 문제에 대해 비판하자, 친박계는 비박계의 `최순실의 남자들` 등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앞서 새누리당 지도부는 박근혜 대통령 징계안을 심사 중인 당 윤리위원회에 친박계 인사 8명을 충원했다. 이에 이진곤 윤리위원장을 비롯한 6명의 윤리위원은 “일방적 조치”라고 반발하며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
이와 관련, 비박계 의원들은 이같은 방침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중징계를 막고 김무성·유승민 등 비박계 의원을 출당시키려는 시도라고 맹비난했다.
윤리위원회 부위원장인 비박계 정운천 의원은 이날 비공개 의총에서 이정현 대표에게 윤리위원 충원 문제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정 의원은 “지도부가 대통령의 중징계를 막으려는 일방적인 행보를 보였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도 성향의 정진석 원내대표 역시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윤리위를 친박위원들로 충원한 건 이해하기 어렵다. 윤리위는 중립 위치에서 결정해야 하는 기구 아니냐”며 “밖에서 어떻게 새누리당을 쳐다보는 건지 일말의 인식도 없느냐”며 친박계를 비난했다.
반면, 친박계는 친박계 8명을 `최순실의 남자들`로 규정한 비주류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를 맹비난했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지목된 8명 모두가 최순실을 알지 못한다. 그런 식으로 네이밍을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게다가 그들은 당의 해체 문제에 대해서도 쉽게 말하고 있다. 새누리당 최고 자산은 250만명의 당원인데 이들의 동의조차 얻지 않고 당 해체 얘기는 잘못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진태 의원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나는 이미 새누리호(號)와 함께 가라앉겠다고 한 사람이며, 나는 한번 죽지만 비겁자들은 여러 번 죽게 될 것”이라고 비박계를 겨냥했다.
다만, 친박계는 한 발짝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정현 대표는 “33년 보수 정당에 몸을 담아 최선을 다했다. 21일 사퇴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으며, 조 최고위원은 “김무성·유승민 의원에 대한 출당 조치는 절대 없다. 저 스스로도 반대하고,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