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초재선의원 주말 당 수습 모임 가져
새누리당 인적청산을 주도하고 있는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친박계 맏형인 서청원 의원 간 설전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5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청원 의원이 자신을 `거짓말쟁이 성직자`라고 비난한 데 대해 “내가 손들고서 비대위원장을 하겠다고 온 것이 아닌데 잘못 왔다는 생각이 확 난다”면서 “새누리당이 정치하는 곳인 줄 알았는데, 와서 보니까 교회더라. 당인 줄 알았는데 성직자를 구하는 교회”라고 비꼬았다. 인 비대위원장은 또 “이 당이 서청원 집사님이 계신 교회이다. 그래서 비대위원장을 성직자로 구했더라”면서 “나는 교회를 은퇴했고, 은퇴 목사는 교회를 다시 가면 안 되니까 내가 잘못 왔다는 생각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서 의원이 인 비대위원장을 향해 약속을 깨고 거짓말을 한다고 비판한 데 대해 자신은 성직자로서가 아니라 이제 정치인으로서 영입된 것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맞서 서청원 의원은 이날 경기도 수원 경기도당 사무실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친박 핵심 인사들의 인적 쇄신을 요구한 목사 출신 인명진 비대위원장에 대해 “어떻게 할복이란 얘기를 하느냐”며 “성직자는 사람을 살게 해주는 건데, 죽음을 강요하는 성직자는 그분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서 의원은 이어 “국민이 성직자를 신뢰해서 성직자를 모셨는데 인분 얘기를 하고, 할복하라고 하고, 악성종양이란 말을 했다. 잘못 모셔왔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쇄신을 위해 영입한 인 비대위원장과 친박계 핵심인 서청원 의원의 맞비판이 이어지자 인 비대위원장의 쇄신방침을 지지해온 당지도부는 물론 고문들도 입장정리를 하지 못해 곤혹스런 모습이다. 이날도 인 비대위원장은 상임고문단과 오찬을 함께하며 당 혁신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려 했지만 일부 친박(친박근혜) 성향 상임고문들이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다”며 모임을 연기하자는 입장이어서 결국 일정을 취소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지도부와 초·재선의원들은 이번 주말 당 수습을 위한 모임을 별도로 갖고, 인적청산을 둘러싼 당의 방침을 최종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진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