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자유한국당` 약칭 신경전
자유한국당 약칭을 두고 여야의 신경전이 뜨겁다. 자유한국당은 `자유당` 대신 `한국당`이라는 약칭을 사용하기로 했으나,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선 자유한국당을 `자유당`으로 줄여 부르겠다고 공언했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최순실 게이트를 감추기 위해서 국호를 동원하는 게 정치적으로 온당한 일이냐”며 “아메리카당이 있나, 닛폰당이 있나, 영국당이 있나. 어떻게 나라의 국호를 특정 정당의 당명 약칭으로 쓰냐”고 꼬집었다.
우 원내대표는 “저는 앞으로 자유당이라고 부르겠다”며 “언론도 그렇게 쓰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도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정농단의 책임을 져야 할 새누리당이 `한국`이라는 자랑스런 명칭을 당 명칭으로 쓸 자격이 있나 걱정”이라며 “당명만 바꾼다고 민심은 돌아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름을 바꿀 게 아니라 국정농단에 대한 반성과 회개가 우선돼야 한다”고 일침을 놨다.
바른정당 이종구 정책위의장 역시 “한국당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책임을 진 당”이라며 “정치쇼로 국민을 속이려하지 말고 진정성 있는 반성과 진짜 혁신을 보여줘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야당의 비판과 관련, “남의 당 이름 짓는 것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정치 도의에 맞지 않다”며 “우리 당 지지율이 올라갈 것 같으니까 정치적 견제구를 넣은 것으로 애교 있게 받겠다”고 설명했다.
당명을 놓고 여야가 갈등을 빚은 사례는 과거에도 많았다.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들 당시 새누리당은 `새정련`이라고 불렀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새정치`라고 호칭해 줄 것으로 요청했다. 또 2003년 열린우리당 출범 당시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을 `열우당`이라고 불렀다. 열린우리당은 `우리당`이라고 호칭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한나라당 일부에선 `워리당`이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급기야 열린우리당 일각에선 한나라당을 `딴나라당`으로 비하해 부르기도 했다.
/박형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