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1`절 다른 목소리<BR>서울서 탄핵 찬반집회 열려
제98주년 3·1절에 정치권과 거리에서 극단적인 두 개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우려됐던 폭력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지만, 서로를 향한 인신공격성 발언과 욕설이 난무하기도 했다.
3·1절을 맞은 여야는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자는 총론에는 동의하면서도 탄핵을 둘러싼 각론에서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자유한국당 김성원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감격스러운 3·1절을 맞이했지만 지금 대한민국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국가적 위기 앞에서 한없이 무력하다”면서 “이제 분열과 갈등의 장벽을 걷어내고 `애국, 번영, 화합`이라는 3·1운동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범여권인 바른정당 이기재 대변인도 논평에서 “국민이 분열하면 국력이 쇠락하고 나라가 망한다”면서 “어떤 상황에서 일제강점기를 맞게 됐는지, 나라의 독립을 되찾기 위해 얼마나 많은 피와 눈물이 뒤따랐는지 잊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논평에서 “98년 전, 우리 선조들은 일본의 식민 지배를 거부하고 자주독립을 되찾고자 분연히 일어섰고 일제의 총칼에 태극기를 들고 맞섰다”며 “우리는 오늘 국민과 함께 촛불광장에서 순국선열의 숭고한 뜻을 되새기며 박 대통령의 탄핵을 소리 높여 외칠 것”이라며 탄핵 완수를 강조했다.
국민의당 김경진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일본 정부의 탄압에도 선조들이 꿋꿋이 지켜왔던 자랑스러운 태극기가 대통령의 헌법파괴, 불법행위를 감싸려는 일부 극우단체에 악용되고 있는 현 상황이 무엇보다 안타깝기만 하다”고 비판했다.
◇도심에서도 두 개의 목소리
3·1절, 서울 광화문 광장과 서울시청 주변에서는 탄핵에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이 뒤섞여 혼란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서로를 향한 욕설도 있었으나, 우려됐던 폭력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이날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이끄는 촛불집회와 `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 주최 태극기 집회가 연달아 개최됐다.
`탄기국`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탄핵 반대 집회 1부를 시작했다. 1부 집회는 한기총과 한국교회연합 등 기독교단체를 중심으로 진행됐고, 참석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에 이스라엘 국기까지 들고나와 흔들며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시도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2부 집회에서는 정치인들도 대거 참석했다. 자유한국당 대선주자인 이인제 전 최고위원과 김문수 비상대책위원이 모습을 보였고, 대구·경북에선 조원진·이만희·이완영·김석기·백승주·추경호 의원 등이 집회에 참석했다.
이날 김 비대위원은 서울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헌법재판소 탄핵`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김 전 지사는 “헌재는 당장 탄핵심판을 중단해야 한다. 8명만으로 하는 헌법재판소는 탄핵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노총 등 1천500여 개 시민·사회단체 연대체인 `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5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진행했다. 특히, 퇴진행동은 태극기 집회 측 태극기와 차별화를 두기 위해 촛불집회 참가자들에게 태극기에 세월호 참사 추모 상징인 노란리본을 달아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야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을 촉구했다.
/김진호·박형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