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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지지율 폭등, 그대로 유지될 것인가

등록일 2017-04-10 02:01 게재일 2017-04-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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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 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안철수의 지지율이 갑자기 폭등했다. 지난달 10%대에 머물던 그의 지지율이 30%에 진입하였다. 조사 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문재인과 오차 범위내로 좁혀진 것이 사실이다. 각 당 경선이 끝나면 문재인과 양강 구도가 된다는 안철수의 장담이 일단은 적중한 셈이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당혹해 하면서도 `일시적인 거품`이라고 폄하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이제 문재인의 `대세론`은 끝나고 안철수의 `대체론`이 민심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안철수의 지지율 폭등의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지만 보수 양당의 지리멸렬 상황에서 갈 곳을 잃은 중도 보수층의 지지 결과라는 데는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여권의 분열, 그 책임 문제는 전통적 보수 지지층의 실망을 증폭시켰다. 이러한대도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후보와 바른 정당의 유승민 후보는 보수 적자 논쟁만 하고 있다. 여전히 유승민 후보에 대한 `배신자`와 홍준표 후보에 대한 `무자격자` 네거티브가 계속되고 있다. 결국 반기문에 머물렀던 보수층의 표심이 야당의 안희정에게 잠시 머물다가 안철수로 이동한 것이다. 보수층의 표심은 이제 야권으로 정권 교체가 되더라도 비교적 부담이 적고 안심할 수 있는 중도 보수의 안철수 후보를 선택한 것이다.

안철수의 지지율 폭등은 이번 국민의당 컨벤션 효과에 기인한다. 사실 국민의당은 국회의원 39명의 제 3당이며, 그것도 호남에 치우친 지역 당의 한계에 부딪쳐 있었다. 그러나 이번 경선과정을 통해 후보를 급히 부상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특히 손학규를 영입한 전국 순회 완전 자유경선제는 국민적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였다. 이 경선 과정에서 안철수 후보의 독특한 웅변조의 연설, 강력한 제스처는 상당히 어색한 측면도 있었지만 대중적 관심을 끌어들였다. 안철수는 종래의 온건 이미지를 `강철수 독철수`라는 강한 이미지로 돌변시킨 것이다. 경선 과정을 통해 안철수는 이미지 정치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 당내 경선을 통해 문재인은 후보간의 갈등으로 현상유지도 못하고, 홍준표와 유승민은 이전투구로 오히려 손해를 보았고 안철수만이 지지율 폭등이라는 컨벤션 효과를 본 셈이다.

안철수 후보에 대한 지지율 폭등은 그대로 유지, 정착될 것인가. 민주당과 문재인 캠프에서는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상승은 일시적 `거품 현상`이며 곧 붕괴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안철수도 결국 현재의 이미지 선거의 구도를 벗어나 조직과 세력 대결전으로 나아가면 승리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사실 국민의당은 호남지역 정당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표의 확장성이 약할 수밖에 없다. 또한 안철수 후보는 국민의당과 정체성면에서도 아직 상당한 괴리가 있다.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라는 어정쩡한 당의 입장 때문이다. 당은 사드에 반대하지만 안철수 후보는 종전의 사드 반대에서 갑자기 찬성입장으로 선회하였다. 안 후보는 여전히 `자강론`을 강조하지만 당내에는 `연대론`도 아직 만만치 않다. 과거 DJP 같은 선거 연합 없이는 제 3당의 독자적인 집권은 불가능하다고 보는 사람도 많다.

선거가 이제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안철수의 지지율은 여러 변수에 의해 변동될 가능성이 많다. 보수 정당인 홍준표와 유승민 후보의 선거 연합이 성사된다면 안철수의 지지율은 감소될 것이 분명하다. 여당의 홍준표 후보가 지사직을 사퇴하고 초반의 열세를 탈피하고 안정적인 보수 정책을 제시하면 TK 보수층과 샤이 보수층의 표심은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 충성심이 비교적 약한 안철수의 갑작스런 반등표는 상당수 이탈된다는 주장도 있다. 나아가 후보 검증을 위한 토론이 본격화되면 안철수 후보의 신상 의혹도 혹독한 검증을 거쳐야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문재인 안철수 양강 구도가 지속된다 하더라도 안철수의 승리는 보장되기 어려울 것이다. 앞으로 일주일은 대선 판세를 가늠하는 긴박한 시간이다. 이를 잘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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