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첫 무력시위를 벌였다. 그것도 시진핑을 초대한 자리에서 시리아 정부군에 토마호크 미사일을 날렸다. 중국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지 못하면 북한을 직접 손 볼 수 있다는 의사 전달로 많은 이들이 이 장면을 해석하고 있다.
과연 트럼프는 북한을 공격할 수 있을까? 불가능할 것이다. 북한을 직접 타격하려면 단번에 끝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생각하기 싫은 반격이 날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 미국이 북한의 핵 시설을 한 번에 파괴할 수 없는 이유는 핵 미사일 기지가 산발적으로 퍼져 있고, 그 위치도 지하, 심지어는 해저에도 깔려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게 북한이 첫 핵 미사일 위협은 아니다. 과거 냉전시대에 미국은 소련으로부터 지속적인 핵 공격의 위험에 노출됐었다. 만성질환 환자가 병과 함께 사는 것처럼 핵 위협에 익숙했었다. 단 핵미사일 단추를 누르는 순간 서로가 끝이기 때문에 그럴 수 없을 것이라고 믿으며 살았다.
중국은 소련만큼 군사 외교적 힘은 없다. 그러나 경제력은 미국에 도전할 만큼 성장했다.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으로 컸고, 미국의 여러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에서 차별을 받을 경우 도산할 수 있다. 미국이 쉽사리 북한을 두들겨 중국의 자존심을 건드릴 수 없는 이유다.
트럼프 자신도 아무 생각 없이 돌출행동을 하는 돈키호테이기 보다는 계산을 할 줄 아는 딜러(dealer)다. 이번 시리아 폭격은 무력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응징이라는 좋은 명분 때문에 칭찬이 많다. 그는 타이밍을 이용할 줄 안다. 또 러시아 지원을 받는 시리아 정부군을 공격함으로써 트럼프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러시아 해킹 단체의 도움을 받았다는 혐의도 불식시키려는 의도도 보인다.
북한은 미국을 선제 타격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개를 `무는 개`와 `짖는 개`로 나눠 보자. 무는 개는 잘 짖지 않는다. 그냥 물면 되기 때문이다. 개가 짖는 것은 자신의 취약함에 대한 경계다. 풀어주면 더 이상 짖지 않는다. 북한이 짖는 이유도 자신이 변해가는 세계경제 속에서 점점 고립되어 가기 때문이다. 함께 이념에 사로잡혀 안이하게 살던 중국인들이 변하자 섭섭했을 것이다. 북한이 원하는 것은 체제유지다. 만일 김정은이 돌발행동을 감행하려 한다면 그 전에 암살될 확률이 높다. 도발하는 순간 체제유지가 담보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은 북한을 통제하지 못해 한국에 사드(THAAD) 기지 구축의 명분을 주고 말았다. 그런 북한이 괘씸할 것이다. 시진핑은 이번 트럼프와의 회담에서 북한을 어떻게 압박할지 논의할 것이다. 우선 중국은 북한의 주요 수출품목인 석탄의 수입을 올해 말까지 중단키로 했다. 여기에 자금의 이동을 제한하는 등 하나씩 경제적 숨통을 조여 가면 김정은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다. 사람은 힘들어질 때 누군가를 탓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단기적인 대안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북한과 거래(deal)를 해야 한다. 여기서는 트럼프를 배우자. 물질을 퍼주는 것이 아니라 북한 동포에게 희망을 주어야 한다.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개성공단이 실패했으면 대안을 만들자. 예를 들어 중국은 자신들의 공단 근처에 북한 특구를 만들어 주고, 한국은 기술과 경영을 책임지고, 북한은 인력과 시장을 제공하면 어떨까.
필요 자본은 그 기업의 주식을 홍콩에 상장시켜 조달하자. 세계경제가 저성장으로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극적인 성장여력이 남아 있는 북한 주식에 외국인들의 구미가 당길 것이다. 한국과 말이 통하고, 근면하고, 사방에 성장 인프라가 깔린 나라들로 둘러싸인 북한의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이 모델이 성공할수록 북한은 생산기지를 자신들의 땅 안으로 끌어들일 것이다. 남북통일에 가장 큰 걸림돌은 통일비용인데 이런 방법을 택하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