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3당인 국민의당과 4당인 바른정당의 통합론이 불고 있다. 중도 보수를 지향하는 국민의당과 개혁 보수를 원하는 바른정당이 통합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정면 거부하고 있어, 실제 통합까지는 상당한 걸림돌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당 주승용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주 원내대표 측은 TK(대구·경북)지역을 공략 중인 바른정당과 호남에 기반을 둔 국민의당이 통합해 `영호남 결합`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일부 인사들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또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선 후보와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도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론`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가세했다. 주 원내대표는 “통일정책·안보관 등 극복해야 할 차이가 적지 않아 쉬운 일은 아닐 거라고 본다”며 “(양당에)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그 논의가 좀 더 활발해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15~16일 당 연찬회에서 어떤 형식으로든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서로 통합이나 연대할 필요성은 있고, (각 당) 구성원 중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새 지도부가 다시 들어서고 나서야 그런 논의가 활발하게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두 당의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되면 합당 또는 연대 여부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바른정당 대선 후보였던 유승민 의원과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유 의원은 지난 13일 바른정당 대구시당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해 “우리 자신을 헐값에 팔아버리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이날 일각에서 제기되는 보수당의 통합, 연대에 대해 “좁은 문으로 들어와서 좁고 울퉁불퉁한 길을 가고 있지만, 이 길을 끝까지 가야 희망이 있다”며 “대구·경북에서 바른정당이 자유한국당을 이길 수만 있다면 보수의 중심으로 우뚝 설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또 “내년 지방선거까지는 1년, 다음 국회의원 선거까지는 3년이 남아 유불리를 생각하지 않고 국민의 마음, 특히 대구·경북 주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을 한다면 언젠가는 바뀔 것”이라면서 “백의종군하면서 바른정당이 깨어지고 없어질 때까지 남아 있겠다”고 언급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 역시 “지금은 자강할 때이며 국회에서 연합·연대는 필요해도 (바른정당과) 통합은 아니다”라며 반대했다. 박 전 대표는 “바른정당이 아니었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불가능했다는 공로는 인정하지만 나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정체성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영태·박형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