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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與에 속수무책 당했다?

박형남기자
등록일 2017-07-24 02:01 게재일 2017-07-2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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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 통과에 역할 `논란`
▲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가 23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가경정예산안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했다. 이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물밑작전에 자유한국당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는 평가다.

더불어민주당은 추경 처리에 협조해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정의당, 무소속 의원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대신 한국당을 비판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23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좀 더 안정적인 공조의 틀을 짜기 위해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가동해야 한다”며 “추경 처리가 불발됐다면 지도부와 의원들의 책임이 아주 컸을 것이다. 정기국회를 앞두고 의원들 기강확립을 분명히 세우는 반면교사의 계기로 삼고 더욱 엄격히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자유한국당의 태도는 어처구니가 없었다”며 “함께 저어야 할 노를 혼자 젓지 않고 갔는데, 배가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도는 모양처럼 되는 상황에서 줄행랑을 친 것”이라고 비난했다.

실제 한국당은 다른 정당의 물밑 협상 과정에서 고스란히 배제됐다가 부랴부랴 본회의 참여로 회군했다. 이 과정에서 제1야당의 현실을 드러내기도 했으며, 본회의 표결에서 신사협정을 어겼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기존 양당제 구도가 붕괴된 데다 보수까지 분열하면서 4당 시대를 맞아 여야의 이합집산이 중요해지는 등 국회 환경이 달라졌지만 한국당은 여당에 끌려다니기만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황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민주당이 야3당과 물밑 협상을 벌이며 각개격파를 시도하고 국민의당이 민주당과 한국당 사이에서 줄타기 하는 상황이 여러 차례 포착됐는데도 한국당은 이를 간과했다. 한국당 한 의원은 “손놓고 있다가 3당 연합에 판판이 당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전략 부재를 질타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한국당은 원칙적 승리라고 표현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세금으로 공무원을 늘려서는 안 된다는 우리 입장을 관철해낸 것이 의의”라며 “추경에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견지했고, 4천500명에 달하는 공무원 증원 규모를 2천명 선으로 줄인 것은 성과”라고 말했다.

당 소속 예결위도 “한국당은 잘못되고 졸속적인 추경을 바로잡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그 결과 1조2천816억원을 감액하고, 1조1천297억원을 증액해 당초 추경안보다 1천537억원이 삭감된 11조4천억원으로 조정했다”고 강조했다.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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