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갤러리 H 4일부터<br>김영환 초대전 `조용한 풍경`<BR>회화·조각 19점 전시
대구 현대백화점 9층에 위치한 갤러리H는 오는 4일부터 9월 7일까지 김영환 초대전 `조용한 풍경`을 연다.
대구에서 활동중인 김영환 작가는 평화롭고 서정적인 풍경을 환상적으로 담은 `조용한 풍경` 시리즈로 널리 알려져 있다.
독일 브라운슈바익 조형예술대에서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한 작가는 독일 체류 때부터 여러 작가상과 램고시 창작후원상, DAAD 문예진흥상, 알피르스바흐 미술대전 등 여러 미술대전에서 수상한 수재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회화와 설치 작업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 회화 작품들은 작가의 일상 속 인근 자연 환경을 바탕으로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들을 던져 넣어놓은 듯한 그림이다. 캔버스에 템페라를 사용한 그림은 평화롭고 서정적인 한 폭의 풍경화이지만 작품에 등장하는 다양한 이미지들은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오래된 프레스코를 보는듯한 템페라는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강력한 시각적 고리를 제시하며 `조용한 풍경`의 견고함과 안정성을 더 높여준다. 백자색 배경에 단순화된 형상을 배치하는 구성에서 동양의 여백과 서양의 건축적인 구조의 대비, 매끈한 배경과 거친 형상의 대비가 절묘하게 어울린다. 그의 화면에서 인물은 발굴된 고대 그리스 조각처럼 잘려진 신체로 나타난다. 적절하게 배치된 대상들과 능숙한 공간분할에 의한 안정된 구도, 차분하고 세련된 색채감각은 화면에 평온함과 적요함을 부여해 관람자를 관조와 명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회화 작업의 구성은 한 번 더 나아가 입체 작업으로 완성된다.
그의 조각 설치 작품 또한 회화와 마찬가지로 재료와 기법의 실험을 해나가는 과정이다. 평면 회화와 조각 설치 양자 모두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은 작품 속에 주로 등장하는 새, 집, 손과 팔, 나무와 같은 소재다. 그 속에는 인간중심적인 자연관을 바탕으로 아르카디아(Arcadia·목가적 이상향)를 추구하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있다.
특히 채색된 테라코타 조각, 아크릴과 합성수지로 제작된 입체와 부조 작업 등 재료와 기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작가의 역량 덕분에 그의 작업은 평화로운 세상의 비전을 제시하는 형상들로 넘쳐난다.
이번 갤러리H 초대전에서는 기존의 조용한 풍경을 조금 뒤트는 회화 작품을 새롭게 선보인다. 팝 아트를 연상시키는 소재를 통해 작가만의 또 다른 조용한 경관을 만들어낸다. 회화작업 9여 점과 조각작품 10여 점이 선보인다.
이미애 수성아트피아 전시기획팀 팀장은 “낙관주의를 표방하는 김영환 작가의 예술세계는 고요함과 평온함의 표현에 귀결돼 있다. 그는 힘들었던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돌아와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 화음과 평온이 깃든 작품을 통해 사람들이 잔잔한 행복을 나누길 바란다”고 평했다.
한편, 김영환 작가의 작품은 독일 렘고시 시립미술관·알피르스바흐·NRLB BANK, 국립현대미술관, 롯데백화점 대구 등에 소장돼 있다.
/윤희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