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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중부선 역사 시설 현실에 맞지 않아

등록일 2017-08-08 21:51 게재일 2017-08-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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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한영경일대 교수·철도학과
교통은 인간의 특징이자 특권이다. 교통수단의 발달은 우리 인간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끼쳐왔다. 사람과 화물의 수송, 정보의 전달자로서의 교통은 인체에 비유한다면 에너지와 각종 영양소 그리고 노폐물을 실어 나르는 혈관과도 같다.

지금까지 경북 동해안 지역은 7번 국도라는 혈관 한 줄기로 살아왔다. 교통의 대동맥이자 대정맥인 고속도로와 철도도 없이 말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동안 포항과 영덕, 울진을 비롯한 경북동해안 지역 주민들은 `교통 소외 지역 동해안`, 다른 말로 `청정한 동해안`이라고 스스로 위로하면서 다른 지역의 발전 모습을 보며 상대적인 무력감을 느껴오지 않았을까.

이제 올해 말이면 동해중부선 중 포항에서 영덕 구간이 1차로 우선 개통된다. 법에 따라 8월부터 시설물 검증시험을 하고 10월 영업시운전이 종합시운전 계획하에 차곡차곡 진행될 것이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철도의 개통을 앞두고 지역 주민들로서는 반가운 일이고 크게 환영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다른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주민들과 지역 언론들은 동해중부선에 들어서는 강구역과 장사역을 비롯한 철도노선의 보통역이 기대이하로 지어져 불만이 크다고 한다. 협소한 대합실에다 부족한 주차공간을 비롯해 여객시설이나 여객편의시설의 미흡 등 문제가 많다는 것. 더구나 장사역을 포함한 몇몇 역이 역무시설과 역무원이 없는 무배치 간이역으로 운영된다는 것에 대한 우려가 그것이다.

공단 홈페이지에 따르면 오는 2020년 완공 예정인 2단계 구간 영덕~삼척에서도 병곡, 평해, 기성, 원남, 죽변, 북면, 원덕, 매원 등의 역사가 장사역과 같은 규모로 계획돼 있어 동해중부선 역 대다수가 무인간이역으로 운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주민들은 애초 수요예측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말 개통한 영덕~상주 고속도로도 영덕톨게이트를 예로 들었다. 장사역과 인접한 이곳은 애초 예측수요보다 많게는 10배 이상의 차량이 몰려 뒤늦게 톨게이트를 추가하는 등 문제가 발생했었다. 해수욕장과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공원 등 동해안 대표 관광지인 장사역 역시 똑같은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공단은 규정과 절차에 따라 건설하고 있으며, 지역 민원을 받아들여 승강장 내 대합실 설치와 광장 내 파고라 및 화장실 설치를 추가하겠다고 한다. 설계와 건설을 담당하는 철도시설공단은 국내 유일의 철도건설 및 시설 관리 주체이다. 당연히 많은 전문가와 수많은 건설 경험을 가지고 있다. 공단이 규정과 절차에 따라 결정하고, 또 진행하는 사업을 허투루 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이유이다.

지역의 소중한 자산이 될 동해중부선을 두고 이유 있는 주장이 서로 마찰하고 있는 접점인 철도역에 대해 알아보면 크게 보통역과 간이역으로 구분하고 있다. 간이역은 또 역무원 배치 간이역과 역무원이 없는 무배치 간이역으로 나눌 수 있다. 2016년도 한국철도공사에서 발간한 철도통계연보에 의하면 전국 철도역 673개 중 380개 역이 보통역, 무배치간이역은 287개역, 배치 간이역은 6개역이다.

그동안 대중교통 수단으로 버스만 이용해 본 지역주민들과 교통약자들의 철도 적응을 고려하고 지역의 관광성을 감안해 한국철도공사와 협의 후 개통 시에는 최소한 배치간이역을 운영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이것은 개통 초기 철도 안전사고를 사전 방지하는 선제적 대응의 기본이라고 하겠다. 그다음 일정기간 동안 수송 수요를 보고 공단의 예측이 타당하다면 그때 가서 변경해도 될 것이다.

2018년 동해중부선 1단계 구간 개통을 환영하면서 지역 발전의 전환점이 될 것을 크게 기대한다. 다만, 한가지 청정 동해안 지역에 점점 사라져 가는 디젤기관차가 투입되는, 비전철 노선으로 건설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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