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경북 동해안 지역은 7번 국도라는 혈관 한 줄기로 살아왔다. 교통의 대동맥이자 대정맥인 고속도로와 철도도 없이 말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동안 포항과 영덕, 울진을 비롯한 경북동해안 지역 주민들은 `교통 소외 지역 동해안`, 다른 말로 `청정한 동해안`이라고 스스로 위로하면서 다른 지역의 발전 모습을 보며 상대적인 무력감을 느껴오지 않았을까.
이제 올해 말이면 동해중부선 중 포항에서 영덕 구간이 1차로 우선 개통된다. 법에 따라 8월부터 시설물 검증시험을 하고 10월 영업시운전이 종합시운전 계획하에 차곡차곡 진행될 것이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철도의 개통을 앞두고 지역 주민들로서는 반가운 일이고 크게 환영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다른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주민들과 지역 언론들은 동해중부선에 들어서는 강구역과 장사역을 비롯한 철도노선의 보통역이 기대이하로 지어져 불만이 크다고 한다. 협소한 대합실에다 부족한 주차공간을 비롯해 여객시설이나 여객편의시설의 미흡 등 문제가 많다는 것. 더구나 장사역을 포함한 몇몇 역이 역무시설과 역무원이 없는 무배치 간이역으로 운영된다는 것에 대한 우려가 그것이다.
공단 홈페이지에 따르면 오는 2020년 완공 예정인 2단계 구간 영덕~삼척에서도 병곡, 평해, 기성, 원남, 죽변, 북면, 원덕, 매원 등의 역사가 장사역과 같은 규모로 계획돼 있어 동해중부선 역 대다수가 무인간이역으로 운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주민들은 애초 수요예측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말 개통한 영덕~상주 고속도로도 영덕톨게이트를 예로 들었다. 장사역과 인접한 이곳은 애초 예측수요보다 많게는 10배 이상의 차량이 몰려 뒤늦게 톨게이트를 추가하는 등 문제가 발생했었다. 해수욕장과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공원 등 동해안 대표 관광지인 장사역 역시 똑같은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공단은 규정과 절차에 따라 건설하고 있으며, 지역 민원을 받아들여 승강장 내 대합실 설치와 광장 내 파고라 및 화장실 설치를 추가하겠다고 한다. 설계와 건설을 담당하는 철도시설공단은 국내 유일의 철도건설 및 시설 관리 주체이다. 당연히 많은 전문가와 수많은 건설 경험을 가지고 있다. 공단이 규정과 절차에 따라 결정하고, 또 진행하는 사업을 허투루 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이유이다.
지역의 소중한 자산이 될 동해중부선을 두고 이유 있는 주장이 서로 마찰하고 있는 접점인 철도역에 대해 알아보면 크게 보통역과 간이역으로 구분하고 있다. 간이역은 또 역무원 배치 간이역과 역무원이 없는 무배치 간이역으로 나눌 수 있다. 2016년도 한국철도공사에서 발간한 철도통계연보에 의하면 전국 철도역 673개 중 380개 역이 보통역, 무배치간이역은 287개역, 배치 간이역은 6개역이다.
그동안 대중교통 수단으로 버스만 이용해 본 지역주민들과 교통약자들의 철도 적응을 고려하고 지역의 관광성을 감안해 한국철도공사와 협의 후 개통 시에는 최소한 배치간이역을 운영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이것은 개통 초기 철도 안전사고를 사전 방지하는 선제적 대응의 기본이라고 하겠다. 그다음 일정기간 동안 수송 수요를 보고 공단의 예측이 타당하다면 그때 가서 변경해도 될 것이다.
2018년 동해중부선 1단계 구간 개통을 환영하면서 지역 발전의 전환점이 될 것을 크게 기대한다. 다만, 한가지 청정 동해안 지역에 점점 사라져 가는 디젤기관차가 투입되는, 비전철 노선으로 건설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