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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바이올리니스트가 전하는 감동 스펙트럼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7-08-09 20:54 게재일 2017-08-0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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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리사이틀<BR>`The great 3B` 바흐·베토벤·브람스 연주<BR>12일 대구콘서트하우스
▲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40년간 바이올린으로 세계를 호령한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리사이틀이 오는 12일 오후 5시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램드홀에서 열린다. 이번 리사이틀은 그녀의 반세기에 달하는 음악인생을 응축한 무대로 위대한 작곡가 바흐, 베토벤, 브람스의 작품을 들려준다.

정경화는 한국이라는 나라가 세계에 알려지기도 전인 1967년, 세계적인 음악콩쿨인 리벤트리트 국제 콩쿠르에서 핀커스 주커만과 공동 우승하며 국내는 물론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70년대 유럽과 미국 무대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활동하던 그녀의 날카롭고 거침없는 선율은 그녀에게 `현의 마녀`란 별칭을 붙였다.

`바이올린의 여제`, `현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니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는 정상의 자리에서 오랫동안 그 존재감을 드러내왔다. 그러던 지난 2005년, 40여 년 간 세계 정상에 있었던 정경화는 갑작스러운 손가락 부상으로 바이올린을 손에서 놨다. 절망과 상실감 속에 5년이 흘렀고 회복 불가능해 보이던 부상에서 불굴의 의지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4월 대구공연을 앞두고 손가락 염증이 재발했고, 휴식을 통한 재활 후 데뷔 50주년을 기념해 카네기홀에서 성황리에 공연함으로써 다시금 부활했다.

그 시련을 극복해 이제는 완벽을 추구하는 모습이 아닌 잃어버렸던 사랑을 찾은 유일무이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다시 대구무대에 서게 됐다.

이번 대구 공연의 프로그램으로는 위대한 작곡가 3명의 작품을 모았다. 공교롭게도 B로 시작하는 바흐, 베토벤,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4곡이다. 위대한 작곡가와 세기의 바이올리니스트가 만나 전하는 작품, 누구도 전할 수 없는 감동이 넘치는 공연이 기대된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선택한 작품은 `바이올린의 바이블`로 불리는 바흐의 `무반주 소나타 제1번`과 샤콘느로 유명한 `바이올린 파르티타 제2번`이다. 피아노나 오르간 등의 도움 없이 오로지 바이올린의 울림 하나만으로 바흐의 심오한 음악 세계를 재현하기 위해 커다란 무대 위 홀로 선 바이올리니스트는 자신이 가진 연주 기교를 무대 위에서 고스란히 토해내야 한다. 바흐 음악에 대한 심오한 통찰 없이는 감히 도전조차 불가능한 작품들이다.

이날 달콤하고 선율적인 느낌의 베토벤의 `소나타 제5번 봄`과 잔잔하고 로맨틱한 가을과 어울리는 작곡가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3번`을 선보인다. 한 명의 거장 바이올리니스트가 한 번의 무대에서 선보이는 `봄`과 `가을`, 가벼움과 무거움, 달콤함과 신선함과 같은 다양한 모습이 기대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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