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수원이전 문제 묵은 갈등에<bR>민주 TK특위, 토론회 개최<bR>총리실·국토부·환경부 참가<bR>두 도시, 이전 입장만 번복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를 두고 이번에도 대구시와 구미시가 평행선을 달렸다. 아무런 접점없이 끝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생색내기식 토론회에 그쳤다는 평가다.
더불어민주당 TK특별위원회는 24일 대구시청 별관 3층 대회의실에서 대구의 주요 현안인 낙동강 수계 취수원 이전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공동건의문 우선 검토 요청
협의체 구성 필요성 지적도
시민들은 “생색용 토론회”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열린 토론회에는 TK특별위원회 홍의락 위원장을 비롯 특위위원 8명과 환경부·국토부 관계자, 대구시·구미시 관계자, 민·관 협의회 등 18명이 참석해 2시간 동안 열띤 토론을 벌였다.
안전한 식수원 확보를 위해 수년째 추진 중인 대구시의 취수원 이전문제가 여당의 주선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지 관심이 쏠렸으나 결과는 `역시나`였다.
토론 내내 대구시와 구미시측은 자신들의 주장을 내세우며 대립각을 세웠다. 대구시와 구미시가 지역의 현안을 두고 한자리에 모여 서로 입장을 표명했다는데 의미를 두는 정도였다.
홍의락 의원은 모두발언을 통해 “대구가 취수원 문제로 오랫동안 고통을 겪고 있었는데 이렇게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구의 200만 시민이 낙동강 물을 먹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그냥 두고 갈 수는 없다. 열린 마인드로 문제해결을 위한 진지하고 솔직한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발제자로 나선 전국상수도학회 오현제 회장은 `대구시 취수원의 문제점 과 제언`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대구시 상수도 현황 △취수원이전 추진배경 △진행과정 △국외사례 △대구·구미 상생방안 등을 설명했다.
이어진 자유토론에서 구미시 민관협의회 윤종호 회장은 “대구는 맑은 물을 먹는 것이 목적이지 이전이 목적이 아니다”며 “다같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은 이전을 하지 않고, 낙동강 수질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천500여종의 미량물질이 구미공단쪽에서 유입된다고 했는데 이는 근거가 없다. 대구에서도 인정하고, 전문가들도 인정한 부분이다”며 “현재 대구도 2급수이고, 구미도 2급수이다. 대구시도 안전한 물을 먹을 수 있다고 자랑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취수원 이전을 요구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대구시 민관협의회 민경석 회장은 “구미의 2급수와 대구의 2급수는 질적인 차이가 있다. 상수도 문제는 원수가 좋아야 한다”며 “구미시가 걱정하는 것은 (취수원 이전으로)오염물질 유입을 방지하기 위한 규제가 더 강화돼 공단이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을 우려해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이날 토론회를 지켜본 대구시민들은 “지역 고질현안에 여당이 개입한다고 해서 실낱같은 기대를 품고 지켜봤는데, 생색내기식 토론회에 그쳐 실망이 크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구취수원 이전은 지난 91년 낙동강 페놀 사태 등 구미공단의 유해화학물질 유출로 시민들의 수돗물 불신이 높아지자 대구시가 2006년 9월 국토부와 환경부 등에 취수원 이전을 건의하면서 시작됐다. 대구시는 대구시민에게 70%의 수돗물을 공급하는 매곡·문산 취수장을 구미 해평취수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구미시가 반대해 답보상태에 놓여 있다.
/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