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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빠진 한국당 연찬회, 혁신의 `혁` 자도 없었다

박형남기자
등록일 2017-08-25 20:59 게재일 2017-08-2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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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출당·친박 인적 청산 문제 거론 없어<bR>류석춘 혁신위원장 “위기 상황에서 화합 중요”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 등이 24일 오후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제2차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빈 수레만 요란했다.” 자유한국당 연찬회를 지켜본 한 당협위원장의 말이다.

박 전 대통령 출당문제로 뜨거운 논란이 예상됐던 연찬회가 인적 청산에 대한 얘기가 빠지면서 다소 맥빠진 연찬회가 됐다는 평가다.

대선 패배, 보수 분열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자유한국당은 24일 충남 천안시 우정연수원에서 개최한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오로지 `당화합 찬가`를 불렀다. 특히 당 혁신을 위해 한국당은 이날 연찬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일 것으로 관측됐으나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는 거의 거론되지 않았다.

한국당 연찬회가 열리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홍준표 대표와 류석춘 혁신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의 출당 얘기가 나온다. 이건 유·무죄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책임의 문제”, “박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에 대한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라는 말까지 쏟아내며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공론화했다.

이날 연찬회에서도 홍 대표는 “가벼운 마음으로 하지 말고 무거운 마음으로 이 당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자유스럽게, 주제 제한 없이 논의의 장을 만들어 (오늘 연찬회에서) 토론해 달라”며 “혁신이 되고 한국당의 위상이 정립되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우리가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 등에 대해 토론해보자는 것이었다. 실제 연찬회가 시작되기 전 TK(대구·경북) 의원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비공개 회의 때 박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가 나오면 한마디하겠다”며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하지만 비공개 연찬회에서는 류 혁신위원장의 혁신선언문 발표와 1·2차 혁신안 등 그간의 혁신위 활동에 관해서만 소개했을 뿐 박 전 대통령 출당 및 인적 청산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되지 않았다. “당이 위기인 상황에서 당화합이 중요하다”, “당력을 총동원해 문재인 정부 신적폐의 실체를 파헤치고 강력 대응할 것을 천명한다”는 기조였다. 당내 갈등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박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는 언급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연찬회에 참석한 한 의원은 “한 원외당협위원장이 `당 화합이 중요한 시기에 당내 분란을 일으킬 수 있는 박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를 거론한 것은 당을 말아먹으려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에 대해 어느누구도 말을 하지 않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인적 청산과 관련해 별다른 발언이 나오지 않은 배경에 대해 “구체제와의 단절이라고 화두를 던졌는데 구체제의 잔재가 되고 싶은 사람이 있겠나”라며 “그것이 무엇이라고 찬·반 논쟁을 하겠나”라고 말했다.

이처럼 당 화합 등 알맹이 없는 얘기만 나오자 일부 인사들 사이에서는 “비공개할 이유가 없는데, 왜 비공개를 하느냐”며 뼈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심지어 “당 혁신은 힘들 것 같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런 분위기 탓에 일부 의원들은 산발적으로 연찬회장 밖에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한 원외당협위원장은 “당이 과연 혁신을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고, 또 다른 의원은 “당 지도부가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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