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김광림·박명재 등<BR>포항·경주·경산 중 한곳<BR>선거사무실 차릴 예정
“선거 사무실을 어디에 둘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 경북도지사에 출마하는 후보들의 공통된 고민거리다. 경북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면적을 가진 도이고 인구도 300만명이나 되는 지역이라 선거 사무실 위치가 후보의 선거전략과 맞물릴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후보들은 선거 사무실을 어느 곳에 열어야 선거에 유리한 지를 놓고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자유한국당 이철우(김천) 최고위원은 일찌감치 선거 사무실을 경주에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미래 먹거리 사업인 문화관광이 경북도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측면에서 경주를 선택한 것이다. 이와 관련, 이 최고위원은 “문화관광을 기치로 내걸었던 만큼, 문화관광의 대표적인 도시인 경주에 선거 사무실을 설치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특히 지역구가 경북 중부권으로, 자신의 취약지인 동남권 공략을 위한 선택이다. 실제 경북도청이 안동으로 옮김에 따라 동남권에 있는 시민들의 서운함이 예사롭지 않다. 이를 의식한 듯 이 최고위원은 “동남권 지역 사람들의 서운함을 달래기 위한 점도 있다”면서도 “본적이 경주이고, 본 고향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한국당 김광림(안동) 의원도 동남권 지역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경산, 경주, 포항 세 곳 중 한 곳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경북 북부권을 기반으로 동남권 공략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김 의원 측은 “세 곳은 경북도 산업벨트 지역이자, 환동해안 시대를 열어가는 전략적 요충지”라고 강조했다.
한국당 박명재(포항남·울릉)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포항에 선거 사무실을 그대로 둘 예정이다. 이 최고위원과 김 의원이 동남권 공략에 나섬에 따라 자신의 텃밭으로 불리는 동남권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1995년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지 20여년이 흘렀지만 동남권에서 도지사를 배출하지 못했다. 포항을 중심으로 이러한 기류가 형성됐다”며 “안방인 포항의 선택을 받는 일부터 시작해 세를 확장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경산과 포항, 둘 중 한 곳에 캠프를 마련하는 것을 검토 중이지만 남 시장 측근 사이에서는 경산이 유력하다는 말이 나온다. 남 시장 측 관계자는 “경산의 경우 학교 등이 많아 젊음의 도시로서 역동적이고 (나의) 이미지와 맞다. 게다가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경산에서 캠프를 두고 재선과 3선에 성공했다”며 “포항의 경우 동남권의 중심이고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기 때문에 고려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석 영천시장도 경주를 우선 고려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경북도지사 출마 후보자들이 앞다퉈 동남권 지역에 선거 사무실을 마련할 계획을 세우는 것은 동남권 표심이 경북도지사 선거를 좌지우지 할 것이란 정치권의 분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동남권에 기반을 둔 한국당 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 김석기(경주) 의원의 몸값도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고 있다. 후보자들은 연일 두 사람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 개인적 친분을 강조하는가 하면,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들을 지원해 줄거라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있다.
한편, 후보들은 명당 사무실을 차지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후보들은 유동인구와 차량 통행이 많은 도심 교차로와 대로변에 위치한 상가나 빌딩, 특히 건물 외벽에 간판이나 현수막을 설치할 수 있는 곳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 사무실 물색에 힘을 쏟고 있다.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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