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유권자 무관심 일관<bR>정치권, 전략 구상 `비상`<bR>민주, 전략지역 일전불사에<bR>한국당은 아성 사수 `사활`<bR>바른미래당도 돌풍 기대 속<bR>선거 가까워야 불 붙을 듯
6·13 지방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서울 송파을을 비롯해 현재까지 전국 7곳에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전국 단위 선거로, 정국 풍향을 가늠할 척도로 평가된다.
광역 및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 의원, 교육감까지 풀뿌리 지방 권력을 일괄 교체하는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는 하는 쪽은 정국 주도권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간성적표를 받아드는 여당이나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하는 야당 모두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중도통합발 정계개편으로 달라진 정치 구도에서 치러진다는 점에서 `4당 체제`의 지속 가능성을 시험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있는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기준 수도권 3석을 포함해 9석+α를, 자유한국당은 전통적 지지기반인 영남 중심의 6석+α를 목표로 세웠다. 바른미래당은 수도권 1~2곳을 포함해 최대 5명의 시도지사를 배출한다는 계획이고, 민평당은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최소 1석 이상의 시도지사를 배출하겠다는 각오다. 기대 이하의 성적을 받아들면 여야 지도부는 걷잡을 수 없는 후폭풍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경우 압승을 거두지 못하면 집권 2년차 개혁 동력을 확보하는 데 실패할 뿐만 아니라 탄핵과 대선을 잇따라 승리로 이끌어냈다는 성과에도 상처를 입게 된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지방선거에서 보수층 결집에 실패하면 당내 불만이 폭발, 현 지도체제에 대한 원심력이 임계치를 넘어서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바른미래당의 경우 유승민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가 이번 선거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어내지 못하면 정치적 기반 자체가 흔들리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평당도 독자생존에 실패하면 지방선거 이후 또 다른 정계개편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대구·경북(TK) 지역 선거에 임하는 각당의 모습만 봐도 생존경쟁이 얼마나 치열한 지를 알 수 있다. 민주당은 영남지역을 전략지역으로 선정하면서 일전불사의 의지를 태우고 있고, 한국당은 TK지역을 사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바른미래당은 1곳에서라도 광역단체장을 탄생시킨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영남을 주요 전략지역에 포함하고 대구에서는 이른바 `김부겸 효과`를 이용한 전략적인 예비후보 출마를 강하게 추진하고 경북은 광역단체장 후보 지원에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등 지역에서 교두보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민주당의 이같은 움직임은 이번 지방선거가 문재인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을 띠면서 앞으로 전체 정치 지형은 물론이고 대구·경북에서도 변화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변곡점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당은 그동안 대구·경북에서 당내 경선이 곧바로 본선이라는 등식이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깨질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해지면서 약간의 위기의식을 가지고 지방선거에 총력전을 펼칠 태세다. 한국당은 당초 TK 광역단체장을 포함해서 부산, 경남, 울산 등의 광역단체장은 반드시 사수한다는 목표로 선거전략을 세웠지만, 민주당과 미래당의 도전이 만만찮은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바른미래당도 TK지역에 출마할 후보를 최대한 공천한다는 입장을 통해 한국당과의 일전불사 의지를 벼르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4당체제 속에서 지방선거를 치르는 만큼 과거 자민련 돌풍이 TK에서 일었던 것을 감안하면 예상과 다른 결과를 도출할 것으로 보고 기초단체 중 중구와 동구를 최대한 지키면서 한국당 후보중 경선전과정에서 탈당하는 인사의 영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그러나 여야 각당의 이같은 전력투구에도 TK지역 예비후보자 선거캠프는 핵심인사를 제외하곤 현장에서 일할 인력난을 겪는데다 각종 이슈성 정책 대결에도 지역민들이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아 예비후보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이런 냉랭한 분위기로 인해 TK지역 여야 예비후보자들은 그 원인을 많은 부동층으로 판단하고 이들을 공략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이들을 선거판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정책 발굴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여기에다 과거 광역과 기초 후보 간의 연계 등도 활발하게 이뤄졌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이런 상황을 접하기 힘들진 것도 달라진 풍경으로 등장하면서 정치신인들이 상당히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구선관위 측도 “지난 총선만해도 예비후보자 등록 이후 각종 제보를 확인하느라 상당히 분주했지만, 이번 지방선거는 과거와는 다른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당내 경선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지역 정가의 관계자는 “지난 총선까지만 해도 세 과시나 인맥 과시 등을 위한 각종 행사가 줄을 이었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냉랭한 분위기에 따라 이런 정치적 세 과시 행사들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면서 “지방선거가 한달 정도 앞으로 다가와야 본격적인 선거분위기로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태·박형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