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10여편 출품 준비<BR>이창동 감독의 `버닝` 유력
올해로 71회를 맞는 칸국제영화제가 5월 8일부터 19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린다. 최고의 영화제로 꼽히는 만큼 이곳에서 선보이게 될 작품에 대한 팬들의 관심도 높다. 한국영화계도 출품 준비를 마치고 다음 달로 예정된 초청작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영화 중에서는 이창동 감독의 신작 `버닝`이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놓고 다투는 경쟁 부문 초청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버라이어티와 인디와이어 등 외국 영화 매체들은 최근 칸영화제 초청작 예측기사에서 `버닝`을거의 빼놓지 않고 소개했다.
`버닝`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각색한 영화다.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온 세 젊은이의 만남과 그들 사이에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그린다. 유아인과 스티븐 연, 전종서를 주연으로 지난달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 중이다.
칸이 사랑하는 이창동 감독이 `시`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어서 외국에서도 관심이 크다. 이창동 감독은 2007년 `밀양`으로 전도연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겼고 2010년엔 `시`로 각본상을 수상했다. 이듬해는 비평가주간 심사위원장으로 초청받았다.
`버닝`을 제외하면 공식 부문에 초청될 만한 한국영화가 언급되지는 않고 있다.
국제무대에서 이름난 감독들의 신작 소식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옥자`로 칸을 찾은 봉준호 감독은 `패러사이트`(기생충) 촬영을 준비 중이다. `깐느 박` 박찬욱 감독은 영국에서 BBC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 준비에 한창이다.
홍상수 감독 역시 지난달 베를린영화제 초청작 `풀잎들` 이후 신작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의 경우 2월에 3주간 촬영한 `그 후`를 들고 석 달 만에 칸을 찾은 만큼 올해도 초청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김기덕 감독은 미투 폭로로 국내외 무대에서 사실상 설 자리가 없어진 상태다.
한국영화들은 비경쟁 부문 진출을 위한 경쟁이 오히려 치열하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장르영화를 소개하는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한국영화들이 자주 선보이고 있다. 2014년 `표적`, 2015년 `오피스`가 이 부문에 초청됐고 2016년에는 `부산행`이 호평받았다. 지난해는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과 `악녀` 등 이 부문 상영작 3편 중 2편이 한국영화였다.
칸에 초청되면 국내 흥행과 해외 마케팅에 적잖은 보탬이 되는 만큼 상업영화 투자배급사로서는 눈독을 들일 만하다. 올해도 10여 편의 한국영화가 도전장을 내민것으로 전해졌다. 변혁 감독의 `상류사회`, 윤종빈 감독의 `공작` 등이 거론된다.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칸영화제가 열리는 5월 이후 개봉을 준비하는 영화 중완성 단계에 있는 작품은 대부분 출품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