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경북도지사 경선 분석<br />지역별로 골고루 득표<br />책임당원 자유투표도 한 몫<br />
9일 치러진 자유한국당 경북도지사 개표 결과 이철우(김천) 의원이 2명의 현역 의원과 기초단체장 출신 후보를 제치자, 지역 정가에서는‘이변이 없는 결과’, ‘10년간 준비한 결과’라는 반응을 내놨다. 그러면서 이번 결과는 △ 책임당원 표심 분산 △인지도 △ 국회의원 ‘오더’가 작동하지 않은 자유투표 등에 기인했다는 평이다.
정치권에서는 자유한국당 경북도지사 경선 직전까지 책임당원이 많은 북부권이 당락의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을 많이 내놨다. 북부권 표심이 결집되면 김광림(안동) 의원에게 유리하다는 얘기였다. 정치권 인사는 물론 경쟁 후보들 역시 “북부권의 투표율이 높으면 김 의원이 유리하다”고 했다.
그래서 9일 치러졌던 경선에서 투표율이 평균 46.38%였지만 북부권 투표율이 이보다 높게 나오면서 김 의원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였다. 실제 책임당원 현장투표 결과에서도 김 의원이 200표 이상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정반대였다. 북부권에 기반을 둔 김 의원은 8천886표를 얻었는 데 비해 책임당원이 적은 김천에 지역기반을 둔 이철우 의원 역시 8천98표나 얻어 북부권 공략에 어느 정도 성공한 결과를 나타냈다. 여기에 박명재 의원도 동남권 책임당원들을 모두 흡수하지 못해, 이 의원이 책임당원에서 선전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특히 이번 경선에서 국회의원들이 특정 후보 지지를 우회적으로 밝히는 이른바 ‘오더’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경선을 앞두고 일부에서는 오더를 내렸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상당수 의원들이 특정 후보를 지원하는 오더를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들 간의 각축전이 예상됐던 만큼 오더를 잘못 내릴 경우 후보들과 관계 등에도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자신의 지역구 기초단체장과 광역 의원 등의 경선이 예정된 탓에 오더를 내렸다가 의원들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현역의원들이 경선 후보자들에 대한 면면을 잘 알고 있다보니 속으로는 누굴 지지하고 싶지만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을 우려, 당원들의 판단에 맡긴 것 같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 의원은 한국당 경북도지사에 출마하기 전 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 캠프 사무총장을 역임했고, 그후 한국당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해 1위로 최고위원에 당선되는 등 꾸준히 대국민 인지도 높이기에 힘써왔다.
이를 두고 지역정가에서는 “이 의원이 경북도지사 출마 준비를 위해 경북지역에 지지 조직을 구축하고, 인지도 높이기에도 힘써왔던 게 결실을 거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를 발판으로 각 지역별로 골고루 표를 받을 수 있었고, 동남권 도지사 열풍을 막았다는 평이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