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년, 인간은 불멸의 과정에 도달할 것이다.” 이런 과감한 선언을 한 과학자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2019년에 잔여 기대 수명이 해마다 1년씩 늘어날 것’이라는 선언입니다. 이 말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어 엑셀로 계산을 해봤습니다.
10년 후 2029년에 66세가 되는 분을 가정합니다. 2029년 인간의 기대 수명을 100이라 하면 남은 기대 수명이 34년입니다. 2030년 즉 그가 67세가 되는 해는 잔여 기대수명이 1년 증가하므로 35년, 2031년에는 36년... 이렇게 해마다 잔여기대 수명이 1년씩 증가한다는 겁니다. 나이를 먹을 수록 기대 수명이 -1로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1로 늘어나는 셈이니 인간은 불멸한다는 이야기와 다름이 없습니다.
구글 미래학자이며 인공지능 연구를 총괄 지휘하고 있는 과학 사상가 레이먼드 커즈와일의 말입니다. 에디슨의 후계자로 공인된 인물로 그가 내 놓은 147개의 미래 예측 가운데 86%가 현실로 이미 이뤄진 바 있습니다.
커즈와일은 머지 않은 미래에 유전자 편집 기술과 나노 공학으로 우리 몸의 건강을 위협하는 온갖 요소들이 거의 제거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저 초라하게 불편한 몸으로 오래 버티는 것이 아니라 활력 넘치며 건강한 상태로 불멸에 가까운 존재로 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71세인 커즈와일의 목표는 2029년까지 최고의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겁니다. 자신의 예측이 그저 이론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이라도 하고 싶은 듯 치밀한 식단관리, 운동, 영양제 복용 등으로 현재 40대 중반의 신체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요. 구글에서는 2013년 캘리코라는 생명공학 회사를 설립합니다. 목표는 인간 수명 500세 시대를 여는 것입니다. 유전자 공학이 곧 특이점을 돌파해 기하급수적 발전이 이뤄질 것을 기대하며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죽음은 최고의 발명품이다.” 스마트폰을 발명해 낸 스티브 잡스가 한 말입니다. 모든 인문학적 성찰은 ‘죽음’을 마주하는 인생이라는 명제를 기본에 깔고 시작합니다. 잘 죽기 위해서는 잘 살아야 함을 늘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 근본 패러다임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죽음이라는 거울을 마주 보며 대오각성하는 것은 오히려 쉬운 일이었을지 모릅니다. 온갖 편리함과 물질주의의 만연, 게다가 불멸의 기대감까지 차오르는 이 시대에 진정 의미있는 삶을 살아내기 위한 몸부림은 고독한 투쟁일 수밖에 없습니다.
/조신영 인문학365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