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등 선사 포항시향 임헌정 지휘자 취임 연주회 찬사 속 성료
이날 공연은 임헌정 상임지휘자 및 예술감독 취임을 축하하는 의미를 담아 1천 여명의 관람객들이 객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약 2시간 동안 임헌정 상임지휘자의 지휘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와 베토벤 ‘교향곡 제5번 운명’등의 곡으로 잊지 못할 감동의 무대로 출렁였다.
전반부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가 연주됐다. 협연을 한 피아니스트 아비람 라이헤르트는 “깊이 있고 탁월히 음악적인 연주자”라는 격찬이 걸맞은 중후함이 베토벤의 선율을 타고 중후하게 흘러나왔다. 한없는 긍정성과 희망이 넘실거렸다. 특히 2악장에서는 화려하면서도 사랑스러운 피아노의 영롱하고 아득한 울림은 어린시절의 순수한 마음을 일깨워주는듯 잔잔한 감동을 선물하며 진한 여운을 남겼다.
관록의 지휘자 임헌정은 아비람 라이헤르트의 유연하고 매끄러운 타건에 미풍을 불어넣듯 섬세한 움직임을 더했다.
전반부의 장엄한 기운은 후반부에 연주된 베토벤의 그리고, 아마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교향곡인 베토벤 ‘교향곡 제5번 운명’에도 이어졌다. 고난과 극복,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인간의 삶이 응축된 세계적인 명곡 ‘운명 교향곡’을 통해 포항시향이 전한 메시지는 꿈과 희망이었다.
포항시향은 1악장 고뇌와 시련, 2악장 다시 찾은 평온함, 3악장 열정, 4악장 환희로 이어지는 이 곡에서 소리가 담백하면서도 다소 빠른 템포의 선율에서도 밀도있는 촘촘함과 지휘에 바로 응하는 깔끔한 기동력을 보여줬고 빠른 템포와 절제의 균형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처음부터 끝까지 잘 유지하며 악성(樂聖) 베토벤의 천재적인 영감과 예술혼의 정점을 조화로운 화음에 담아내 시민들로부터 환희에 찬 탄성과 함께 박수갈채를 받았다.
앙코르는‘월광’이란 부제로 널리 알려진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제14번’3악장과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아일랜드 민요‘대니 보이’였다. 피아니스트의 휘몰아치는 연주와 꽉 찬 톤이 자아내는 카리스마와 따듯한 음색의 금관이 내리에 남는다.
이날 연주에 대해 박천영 음악평론가는 “임헌정 지휘자로 인해 연주력의 향상으로 표현이 풍부해지고 주제의 흐름이 뚜렸해 졌다. 연주는 귀로 감상했지만 난 포항시향을 향해 몇 번이고 눈을 비볐다. 그날 연주회는 풍부한 회화적 요소와 섬세한 표현력을 겸비한 품격있는 연주회였다”고 찬사를 보냈다.
박천영 평론가는 또“아비람 라이헤르트 피아니스트는 어려운 음악도 월등한 테크닉으로 쉽고 분명하게 감성을 전달해줬으며 강한 터치와 부드러우면서도 또렷이 전해지는 피아니시모는 자신의 음악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함께 나누고 누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고 평했다.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한모씨(포항시 북구 양학동)는 “초등학교 4,5학년 제자들과 함께 이번 음악회를 찾았는데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협연자의 이해와 밸런스의 조화가 돋보이는 정말 훌륭한 연주회였다. 불멸성과 세계성을 완전하게 획득한 베토벤의 음악의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고 관람 소감을 전했다.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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