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br/>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br/>6월 국회 의사일정 합의 실패<br/>한국당, 인사청문회만 참여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요구로 6월 임시국회가 소집된 가운데 18일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들이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했지만 의사일정 합의에 실패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의장 접결실에서 만났다. 또 문 의장은 나 원내대표와 별도로 단독 회동도 가졌다.
한국당의 경제실정 청문회 개최 요구로 국회 정상화 협상이 결렬되자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한국당을 제외한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고, 국회는 이달 20일부터 6월 임시회 회기가 시작된다고 공고했다. 다만 회기 전체 의사일정은 국회법상 국회의장이 교섭단체 원내대표와 협의해 결정해야 한다. 이에 따라 문 의장은 3당 원내대표를 소집해 의사일정 합의를 주문했지만 여야 원내대표들은 절충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비공개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견이 아직 해소될 상황은 못 된다”고 설명했다. 나 원내대표도 “특별히 말할 게 없는 것 같다”고만 했다. 회기 시작일 전 의사일정 합의 가능성에 대해선 “정상적인 국회를 만들고 대한민국의 미래와 경제·민생을 살리는 국회가 되기 위해서 계속 노력하겠다”고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
실제 민주당은 추경과 각종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한국당이 조건없이 국회에 복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할 수 있는 일부터 하겠다”며 “상임위와 특위를 열어 추경과 민생경제 법안 처리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특히 20일 추경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당의 협조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문 의장도 교섭단체 간 의사일정 합의 없이 20일 시정연설을 강행하는 방안에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지난달 29일로 임기가 종료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재선임과 이달 30일까지로 돼 있는 정개특위·사개특위 활동 시한 연장 등도 한국당과 합의가 필요하다.
반면, 한국당은 여야 4당이 공동으로 6월 임시국회를 소집 요구한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정책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이) 패스트트랙 폭거로 국회를 아수라장으로 만든 뒤 이번에는 재정 포퓰리즘을 밀어붙이겠다고 한다”며 “이게 군소리 말고 통과시키라는 추경”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한국당은 국회 보이콧을 유지하되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와 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 부분적으로 참여하는 ‘투트랙’ 전략을 세웠다.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윤석열 후보자) 청문회는 당연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도 한국당이 일정 합의에 나서면서 오는 26일 열린다. 권력기관 수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통해 대여공세 수위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는 바른미래당은 민주당과 한국당이 각각 한발씩 양보하라고 다시 한 번 요구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한국당이 제안한 경제청문회 개최를 수용하고, 한국당은 청문회와 추경안 심의를 각각 별개로 하는 것을 제안하는 것으로 국회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