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고마운 것들

등록일 2021-05-25 19:46 게재일 2021-05-26 18면
스크랩버튼
고 증 식

내가 손 놓고 있는 동안

저 들에 낟알 여무는 소리 들리고

내 입엔 밥이 들어오고

하루해는 산마루를 넘는다

 

내가 넋 놓고 앉은 동안에도

누구는 나를 선생이라 불러주고

가난한 식솔들은 저마다 불을 밝혀

서로의 체온을 나눠 갖는다

 

사람아

가을비에 젖는

작고 여린 것들아

나 그냥 이렇게 앉아 있는데

 

이 시처럼 시인 고증식은 착하고 선한 사람이다. 주변의 자연도 사람도 그의 겸허한 삶의 모습과 조화를 이루고 있음을 본다. 모두가 항상 고마운 것으로 다가온다고 고백하는 것은 시인의 심성이 한없이 착하고 너그러운 것이기 때문이리라. 가을비에 젖는 작고 여린 것들에 다가가는 따스하고 애정 어린 시인의 눈빛을 본다. <시인>

김만수의 열린 시세상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