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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문화예술계 “이건희 미술관, 비수도권에 건립해야”

이곤영기자
등록일 2021-05-26 20:37 게재일 2021-05-2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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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성 중요” 황희 장관 발언에 “망국적 수도권 중심주의” 비판
“국가균형발전 위해서라도 지방에… 문 대통령이 결단 내려야”
정부가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기증 미술품 전시 미술관을 수도권에 지으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대구시 문화예술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건희미술관 대구유치 시민추진단(이하 추진단)은 26일 대구시의회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건희 미술관 수도권 건립 고려’를 시사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건희 미술관 대구 유치 시민추진단은 지난 20일 대구미술협회, 대구관광협회, 문화 분권 연구소 등이 참여해 출범한 단체로 ‘대구가 품은 삼성, 세계를 제패하다’, ‘이건희 국립근대미술관 대구가 품는다’, ‘삼성의 문화예술 대구에 돌아왔다’는 3개의 슬로건을 내걸고, 민간 주도의 이건희 미술관 대구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은 대구시내 곳곳에 이건희미술관 유치 관련 플래카드 200여개를 설치하고 유치전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포럼과 강연회는 물론 대구시민을 상대로 이건희 미술관 대구 유치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황희 장관이 지난 24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수도권은 많이 볼 수 있는 접근성이 있는데, (이건희)미술관을 지방에 둘 경우 빌바오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유치경쟁 과열 등으로 엄청난 국고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매우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발언한 점이 논란이 됐다.


이에 추진단은 “발상의 근거는 미술관에 대한 접근성과 비수도권의 유치과열 때문이라지만 이는 망국적 수도권 중심주의에 다름 아니다”며 “수도권 분산을 위해 세종시를 건설하고 공공기관을 지방에 이전한 정부가 다시 수도권 집중을 초래할 이건희 미술관 수도권 건립을 운운하는 것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추진단은 또 “이건희 미술관을 비수도권의 접근성이 좋은 지역에 건설하면 왜 안된다는 말인가”라며 “빌바오 효과는 스페인의 지방도시 빌바오에 건립한 구겐하임미술관에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추진단은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대통령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이건희 미술관을 비수도권에 건립해야 한다고 천명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기증한 ‘이건희 컬렉션’이 전시될 미술관 신설 계획은 다음 달 윤곽을 드러낼 예정이다.


문체부는 미술관 신설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미술계를 비롯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미술관 신설 방침을 결정해 6월께 황희 문체부 장관이 직접 발표할 계획이다.


/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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