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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치 대열 합류 늦어선 안돼

등록일 2021-06-20 20:27 게재일 2021-06-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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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치 풍향계 변화의 물결 앞에 선 TK정치권<br/>‘이준석 체제’ 국민의힘 집행부<br/> TK 대거 빠지고 PK로 채워져<br/>‘공천=당선’ 정치공식 벗어나<br/> 잃어버린 보수 목소리 찾아야

지난주는 국민의 힘 이준석 새 대표의 등장에 정치권의 모든 시선이 총 집중됐다.

70년 헌정사상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36세 제1야당 대표의 선출은 한마디로 충격이다. 그의 등장이 뜻하는 의미와 향후 정국 흐름에 끼칠 영향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이준석 대표의 당선이 낡은 정치를 타파하고 새로운 정치를 창조하자는 큰 변화의 열망이라면 대구경북도 이제 이런 열망의 대열에 동참해야 한다. 시대변화의 큰 흐름이기 때문이다.


이준석 대표가 중심이 된 국민의 힘 새 집행부 구성에 TK 정치권이 대거 빠졌다. 보수의 본거지를 자처하는 TK로서는 의외이자 실망이다. 주요 보직자가 없는 TK 정치권이 대선에서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지역의 현안은 어떻게 풀어갈지도 걱정이다.


반면에 PK지역은 당직자가 넘쳐나면서 대선 역할과 이후 정국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떠 있다. 최근 부산의 한 일간지는 “국민의 힘 지도부, PK인사 전면배치”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다. 이 신문은 PK 정치인은 중진에서 낙선과 퇴보가 있었지만 초선의원을 중심으로 대거 약진했다고 설명했다. 내년 대선에서 부산, 경남, 울산 등 PK 정치권의 역할이 커졌다는 분석도 내놨다.


PK 지역은 김기현 원내대표를 비롯, 김도읍 정책위의장, 서범수 당대표비서실장, 황보승희 당수석 대변인, 강민국 원내 대변인과 이헌승, 정동만, 김희곤 의원 등이 보직을 맡았다.


TK지역은 대구경북을 통틀어 달성 출신의 추경호 의원이 원내 수석부대표를 맡은 것이 다다. 부산과는 너무 대조적인 모습이다. 명색이 보수의 텃밭을 자임하면서 마지막까지 고군분투했던 TK지역이 겨우 이 정도밖에 정치적 역량을 인정받지 못했나 싶어 안타깝다.


지역 정치권의 역량 부족을 탓할 수밖에 없다.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정치적 구조가 지역 정치인의 체질을 약골화시켰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정치적 소신보다는 차기 공천을 먼저 걱정하는 공무원 같은 정치인을 양산한 때문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5선의 주호영 의원의 당권 도전이 실패로 끝난 것을 두고도 TK의원의 책임론이 조심스레 거론되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물론 주 의원 본인의 역량 부족이 본질적인 문제지만 전국에서 가장 많은 책임당원을 보유한 지역이면서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얻지 못한 것은 지역 정치권의 역할 부재로 밖에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구·경북이라는 한울타리 안에서 지역의 이익을 위해 지역 국회의원들이 전략적 선택이나 결집을 하지 못한 것은 일정 부분 책임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지역의 한 언론인은 “앞으로 TK 의원에 대한 물갈이론이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역 국회의원의 무력함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유권자들은 빠르면 내년 지방선거부터 대대적인 물갈이를 요구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지역을 이끌 지도자를 찾는 유권자들의 욕구가 갈수록 커질 것 같다는 것이다.


이준석 돌풍은 낡은 정치를 바꿔야 하는 변화의 바람이다. 시대의 흐름이기 때문에 누가 당대표를 맡든 이런 변화의 바람은 달라질 것이 없다. TK 정치권이 지금처럼 자기 주장도 없이 무기력한 모습의 구태를 반복한다면 변화라는 큰 시대 흐름 앞에 더 이상 버틸 공간도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우정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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