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본인이 그린 ‘아름다운 조선’은 어땠을까

윤희정기자
등록일 2021-08-30 20:02 게재일 2021-08-31 12면
스크랩버튼
포항시, 내달 4∼22일 구룡포과메기문화관서 ‘편견의 타래를 풀다’展<br/>일제강점기 일본 대표 거장들·조선시대 활동 日 화가 작품 40점 전시
‘편견의 타래를 풀다-아름다운 조선을 그린 일본인 화가 작품전’ 홍보 포스터.

일제강점기 아름다운 조선을 그린 일본 미술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포항시는 오는 9월 4일부터 22일까지 ‘편견의 타래를 풀다-아름다운 조선을 그린 일본인 화가 작품전’을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과메기문화관에서 개최한다.

전시회 출품 작품들은 식민지 조선에 거주하거나 방문하면서 미술 활동을 했던 일제강점기 일본을 대표하는 거장 야마카와 슈우호오, 후지시마 다케지, 야마구치 호, 하시모토 간세쓰 등의 작품과 조선에서 활동했던 일본인 화가 가토 쇼린, 가타야마 단, 구보타 덴난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40점 중 1점은 일본 유형문화재급이며 몇몇 작품은 잡지에 소개된 일본 거장들의 미술품이다. 당시 일본 예술가들이 식민지 조선을 유람하면서 명승지와 풍경, 인물들을 그린 작품들이다.

이중 후지시마 다케지는 ‘일본 근대회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거장으로 일본 서양화 정착의 장본인이다. 1929년 영친왕이 일본에 가 있을 당시 그에게 그림을 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토 쇼린은 1918년 한국에 건너와 1945년까지 살며 풍경화, 기행문 화첩, 서민의 생활상 등을 그린 화가다. 전국을 유람하며 조선의 아름다움을 그렸고, 한국 근대미술의 태동기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일본에 돌아가서도 한국을 소재로 한 그림만 그렸고, 한일 국교 정상화 이전인 1963년 일본인으로는 처음으로 우리 정부의 초대를 받아 방한하기도 했다.

시에 따르면 1910년 한일병탄조약 이후 많은 일본인 미술가가 조선을 방문해 작품을 남겼으나, 1945년 일본의 태평양전쟁 패전과 6·25 전쟁으로 인해 일본인 미술가의 작품은 점점 사라져 거의 남아 있지 않게 됐다. 또한, 일제강점기 미술사 연구 및 조사마저도 금기시돼 한국의 근대미술은 큰 공백을 가지게 됐다.

후지시마 다케지作 ‘조선여인’.
후지시마 다케지作 ‘조선여인’.

그럼에도 일본인 미술 작품에 관심을 놓지 않은 많은 사람이 각고의 노력 끝에 일제강점기 재조선 및 조선을 방문했던 일본인 미술가들의 작품 전시회가 2015년 일본에서 6개 미술관 공동주최로 순회 전시됐었다.

아울러, 부산시립미술관은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2018년 3월 16일~7월 29일 ‘부산시립미술관 개관 20주년 특별전-모던 혼성(1928~1938)’을 개최했고 재조선 일본인 미술가 및 조선을 방문한 일본인 미술가의 작품을 대여받아 전시했다.

이 전시회는 포항시가 일제강점기 포항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구룡포에서 일본인 미술가의 특별한 작품을 전시하는 것이 민간 예술교류와 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돼 전시회를 하게 됐다.

포항시 관계자는 “미술품 수집가의 희망에 따라 일제강점기 포항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구룡포 근대 일본인 가옥거리 및 근대역사관 인근에 위치한 과메기문화관 전시실에서 열리는 일제강점기 일본인 미술가의 특별한 작품 전시는 민간 예술교류와 관광활성화에 적극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정치적으로 억압을 받았지만 따뜻한 눈으로 조선을 바라본 일본 화가들의 작품을 통해 그리운 과거의 시간을 회상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회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입장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054)270-2861로 문의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문화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