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무속 대통령” 유승민 “미신 믿는 후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손바닥에 ‘왕(王)’자를 쓰고 TV토론회에 참석해 여야 정치권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6일, 28일과 10월 1일 TV토론회에서 임금을 뜻하는 ‘왕’자를 왼쪽 손바닥에 쓰고 나온 장면이 포착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홍준표(대구 수성을) 의원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늘 무속인을 끼고 다닌다는 것을 언론을 통해 보면서 무속 대통령 하려고 저러나 의아했다”며 “손바닥에 부적을 쓰고 다니는 것이 밝혀지면서 참 어처구니 없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이 지난 8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오찬을 하는 자리에 역술인이 동석했던 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홍 의원은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을 시켜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허무맹랑한 소문 하나로 여론이 급격히 나빠졌다”며 “이제 부적 선거는 포기하길 바란다. 정치의 격을 떨어뜨리는 유치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경북지역 투어에 나서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미신을 믿는 후보, 끝없이 의혹에 휩싸인 후보, 걸핏하면 막말로 보수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후보, 이런 후보로 본선에서 이길 수 있겠습니까”라며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을 동시에 비판했다.
여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그러는 것을 보니 후보가 안 될 것 같다”고 말했고, 박용진 의원도 “우리는 지금 대통령이라는 나라의 최고 책임 공무원을 뽑는 중이지, 왕을 뽑는 게 아니다”고 비꼬았다.
송영길 대표는 “국민을 위해 가장 봉사할 1번 일꾼인 대통령을 왕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주술에 의거해 한 것인지 왕(王)자를 부적처럼 들고 나오는 황당한 상황”이라며 “이러다 최순실 시대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윤 전 총장은 “같은 동네에 사는 연세 많은 한 여성 지지자가 토론회를 할 때마다 써준 것“이라며 ”지지자의 정성을 뿌리치지 못했다. 지우려고 했는데 잘 지워지지 않아 그대로 토론회에 참석했고 역술적 의미가 담긴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