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저자는 ‘정치적인 것’에 대한 중요한 정치철학자 20여 명을 소개하는데, 단순히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상황 및 문제의식과의 연관관계 속에서, 그리고 시대를 초월하는 특정한 보편성을 읽어내는 방식으로 기술하고 있다. 저자가 철학자들의 정치적 사유를 탐구하는 이유는 현실정치가 철학적 사유와 상관없이 진행되는 듯하지만, 사실 사회발전과 정치발전이 이들의 사유를 비판하거나 모방하거나 주석을 다는 방식으로, 말하자면 정치적 사유가 현실정치에 현실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판단에 근거한다. 저자는 정치를 단순히 경제의 상부구조나 권력의 문제라고 해명하는 철학자들에게서조차 정치가 인간의 공존을 위한, 즉 ‘보다 좋은 사회적·정치적 세계를 기획’하는 ‘비전’의 영역으로 자리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책은 저자가 2015년 튀빙겐대에서 한 강의를 바탕으로 펴낸 단행본.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플라톤부터 ‘정의론’으로 유명한 존 롤스까지 서양 인물의 정치철학 사상을 20개 주제로 요약해 소개했다. /윤희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