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도지사 재임 동안 대장동 사업 관련 이메일 내용 제출 요구<br/>유동규 성남시설관리공단 전 기획본부장 임명 과정 개입 질의 <br/>여 “답변 요구 아닌 사찰”… 이지사 “LH공공개발 막은 건 국힘”
이날 오전 국감장에 도착한 이 지사는 미리 자리에 앉아있던 민주당 의원들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인사를 나눴으나 국민의힘 의원들과는 인사도 나누지 않았다.
특히 질의가 진행되기 전부터 여야 의원들은 대장동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놓고 충돌했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이 지사에게 성남시장 및 도지사 재임 동안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한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 제출을 요구했고, 민주당 문정복 의원은 “자료 제출 요구가 아니고 사찰”이라고 반발했다.
질의가 시작되자 민주당 강준현 의원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공영개발을 추진한 이유가 뭐냐”며 국민의힘 책임론을 우회적으로 거론했고,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은 “유동규 성남시설관리공단 전 기획본부장으로 임명하는 과정에 개입한 적이 있냐”며 ‘이재명 측근’이라는 답변을 유도했다.
이 지사는 야당 측의 거듭된 대장동 관련 지적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지사는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보고를 받은 적 없냐”며 질의를 이어가자 “저도 답할 기회를 달라”, “코끼리 다리를 만지듯 엉뚱한 소리를 하지 말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또 국민의힘 김희국(군위·의성·청송·영덕) 의원이 “LH가 개발이익 대부분으로 임대주택 짓는 것을 아느냐”고 묻자 이 지사는 “LH의 공공개발을 못하게 한 게 국민의힘”이라고 맞섰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에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편안한 표정과 말투로 답변했다. 이 지사는 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민간 개발업자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설계한 것은 국민의힘”이라고 질의하자 “그렇다”고 맞장구쳤다. 민주당 문진석 의원도 “개발 초과 이익 환수조치를 하셨죠”라고 묻자 “그래서 공산당, 건달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이날 국감장에서는 이 지사의 답변 시간에 반발한 야당 의원과 대선 후보를 옹호하려는 여당 의원들이 수시로 고성을 주고받았다. 국민의힘은 “(이 지사의) 답변이 너무 길다”, “(위원장은 회의를) 공정하게 진행하라”고 불만을 토로했고, 민주당은 “질문했으면 답변을 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응수했다. 나아가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 이 지사가 답변하는 중간에 불만을 표출하며 소리치자 “알만한 분이 왜 자꾸 답변하는데 끼어드냐”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또 국미의힘 송석준 의원이 ‘양두구육’(羊頭狗肉·겉과 속이 다른 경우)을 뜻하는 양 탈을 쓴 불도그 인형을 들어 올리면서 민주당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감장을 코미디 장으로 만든다”, “부끄러워 죽겠다”며 항의한 뒤 국감장 밖으로 나갔고, 이 지사 주변에 “저게 (인형) 뭐냐”고 물은 뒤 “아~양두구육”이라며 “흐흐흐”라고 소리 내 웃었다.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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