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앞으로 난관도 수두룩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당심이 결정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당심에서 홍준표 의원을 눌렀다. 반면, 홍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이겼지만, 당심에서 패했다. 홍 의원은 당심을 나타내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윤 후보에게 무려 8만5천표 이상을 졌다. 여론조사에서 48.21%를 기록했지만, 윤 후보이 득표율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이날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뒤 “기쁘고 영광스러운 것보다 엄청난 무한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수락연설문에서 “새로운 길, 처음 하는 일이었기에 부족함도 많았습니다만,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의 큰 지지와 격려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오늘 이 자리엔 승자도 패자도 없다”며 “우리가 내년 3월 9일 승리한다면 모두가 승리자가 될 것이며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우리 모두는 패배자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이제 우리는 원팀”이라며 “정권교체의 대의 앞에 분열할 자유도 없다. 국민의 뜨거운 열망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우리 모두는 국민과 역사 앞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저를 정치로 부른 국민의 뜻을 늘 가슴에 새기고 있다”며 “정치권 눈치 안보고, 공정한 기준으로 사회 구석구석 만연한 특권과 반칙을 바로 잡으라는 명령”이라고 했다. 이어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고 국민에만 충성한다’는 신념으로 살아왔다”며 “공직자는 늘 국민을 대할 때 정직해야 한다는 그 원칙을 가지고 뚝심 있게 걸어왔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저의 경선 승리를 이 정권은 매우 두려워하고, 뼈아파할 것”이라며 “조국의 위선, 추미애의 오만을 무너뜨린 공정의 상징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의 정당성을 무너뜨리는 치명적인 아픔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대선은 늘 있는 대선이 아니다. 나라의 존망이 걸린 절체절명의 선거”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이번 대선은 상식의 윤석열과 비상식의 이재명과의 싸움이다. 합리주의자와 포퓰리스트의 싸움이다”라며 “또다시 편가르기와 포퓰리즘으로 대표되는 사람을 후보로 내세워 원칙 없는 승리를 추구하고자 하는 이 무도함을 심판해달라”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경선 결과에 승복했다. 홍 의원은 대선후보로 윤석열 후보가 지명된 뒤 “경선서 국민적 관심 끌어준 게 제 역할”이라면서 “경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권에서 검찰총장으로 ‘조국 사태’와 ‘추윤 갈등’을 겪으면서 단숨에 야권 대선 주자로 떠올랐다. 1년 넘게 ‘반문(반문재인)’의 대표주자로서, 공정과 정의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윤 전 총장이 제1야당인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된 것은 정권교체를 통해 문재인 정부를 응징하길 바라는 보수 진영의 열망이 그만큼 강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긍정적인 신호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대선 출마 이후 잦은 실언과 논란으로 위기를 자초했다. 부정식품, 120시간 노동, 대구 민란, 후쿠시마 원전, 메이저 언론, 손발노동, 주택청약 통장 등 설화가 지속됐다. 특히 경선 레이스 막판 ‘전두환도 정치는 잘했다’는 옹호 발언에 이어 ‘개 사과’ 논란으로 홍 의원의 막판 추격을 허용했다. 정치경험 부족과 고발사주 의혹 등 사법 리스크를 우려하는 시선도 많았다.
/박형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