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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위기 극복 위한 희망미래 30년

윤희정기자
등록일 2021-11-11 18:39 게재일 2021-11-1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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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지구’<br/>에릭 홀트하우스 지음·교유서가 펴냄<br/>과학·1만6천800원
신간 ‘미래의 지구’(교유서가)는 기후 저널리스트이자 기상학자인 에릭 홀트하우스가 선보이는 기후위기에 관한 한 희망을 이야기하는 최초의 책이다. 그간의 기후변화 관련 책이 인류의 위기를 경고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 책은 2020년부터 2050년까지 10년 단위로 인류가 기후위기를 극복해나가는 희망의 30년 서사를 담고 있다.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탄소 배출과 해수면 상승, 더욱 강력해진 허리케인, 심각한 홍수, 극심한 가뭄과 산불 등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면서도, 종말론적인 시선에 그치지 않고 미래학자·기후학자·생물학자·경제학자·기후변화 운동가와 나눈 인터뷰를 통해 지구와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미래의 지구’를 보여준다.

저자는 “개개인의 행동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말이 기후와 관련된 가장 커다란 거짓말이며, 지속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모든 사람이 존중받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런 맥락에서 에필로그의 ‘애도 훈련’, ‘상상 훈련’은 지위, 계급, 젠더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을 상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단순히 과학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 우리가 다시 서로를 돌보는 법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가 힘을 합쳐 변화를 이뤄냈을 때 어떤 모습일지를 그려낸다.

제1부에서는 인간이 초래한 ‘지속적 비상사태’인 지구온난화를 압축적으로 훌륭하게 묘사한다. 지구온난화는 더 이상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돼버렸고, 앞으로 손쓸 수 없을 정도로 지구가 망가지기 전에 우리가 살아온 삶의 방식을 바꿔야만 한다고 설파한다.

제2부에서는 희망의 시나리오가 펼쳐진다. 2020년대·2030년대·2040년대, 3개의 장으로 구성되는데, 각 장에서 미래를 간단히 소개하고 안정적인 기후 유지를 위해 과학적으로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수준의 획기적 변화가 어떤 모습이고 어떤 느낌인지 들려준다. ‘2020∼2030년: 극적인 성공’에서는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의 사람이 거리로 나와 기후위기에 대응할 것을 촉구한다. 기후운동가들은 그린뉴딜정책을 출발점으로 한 강력한 변화를 산업계와 사회에 요구한다.

정책 입안자들은 화석연료 보조금을 없애고 사회기반시설을 공공화한다. 홍수와 화재로 인한 기후 난민들에게 해외에서 영구적으로 살 수 있는 거주지가 마련된다.

‘2030∼2040년: 획기적 관리’에서는 혁명적 변화의 단계를 끌어올려 ‘관리 경제(stewardship economy)’로의 전환을 이야기한다. 이는 생산자-소비자에서 공동창조 및 공유로의 사고 전환을 뜻하는데, 2030년대에 이르게 되면 후기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불평등, 인종차별, 빈곤이 더욱 악화함으로써 자본주의가 오직 소수의 이익을 위해 설계된 시스템임이 모든 이들에게 자명해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새로운 경제체제로 전환된 것이다.

‘2040∼2050년: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영성’에서는 탄소 배출이 2040년대에 이르러 최고점을 찍고 나서 비로소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 사회가 탄생한다. 더 나아가 ‘네거티브 배출 기술’을 이용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기까지 한다. 이는 지리공학 연구자 홀리 진 벅의 실제 아이디어를 차용한 것으로, 그는 현재 거의 파산 직전인 화석연료 기업들을 탄소를 없애는 공기업으로 전환해 대기 중 탄소를 흡수해 지질학적으로 안정된 고체와 액체로 변환시킬 것을 주장한다.

에필로그에는 ‘애도 훈련’과 ‘상상 훈련’을 담고 있다. 현재에도 실현 가능한 행동과 가이드라인은 현실에서 우리 삶의 방식을 바꿀 수 있도록 ‘온난화 시대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전해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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