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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리스크’ 이재명·윤석열 나란히 고개 숙여

박순원기자
등록일 2021-12-16 20:01 게재일 2021-12-1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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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장남 상습 불법도박 의혹에<br/>“부모로서 가르침 부족” 사과<br/>野 “콩가루 대선” 총공세 나서<br/>尹, 배우자 논란 “국민께 죄송”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이 끝난 뒤 아들이 불법 도박을 했다는 의혹 보도와 관련해 사과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제공=연합뉴스

16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나란히 대국민 사과를 진행했다. 양강인 대선 후보가 모두 ‘자숙의 날’을 가진 셈이다. 이재명 후보는 장남 이모 씨의 상습 도박에 대해 고개를 숙였고, 윤석열 후보는 부인 김건희 씨의 의혹에 대해 사과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이날 아들의 ‘상습 도박’ 의혹에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파문 차단에 총력을 쏟았다. 앞서 한 언론은 이 후보의 장남 이모(29) 씨가 지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상습적으로 불법 도박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 온라인 도박 사이트에서 이씨로 추정되는 사용자가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200여 개의 글을 올렸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었다. 해당 계정은 “550정도 땄다. -500 찍었다” 등 내용의 도박을 암시하는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언론보도에 나온 카드게임 사이트에 가입해 글을 올린 당사자는 제 아들이 맞다. 아들이 일정기간 유혹에 빠졌던 모양”이라며 의혹을 시인했다. 그러면서 “부모로서 자식을 가르침에 부족함이 있었다. 제 아들의 못난 행동에 대해 실망하셨을 분들께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사과문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90도로 머리를 숙여 재차 사과했다. 아울러 그는 “형사 처벌 사유가 된다면 당연히 선택의 여지 없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 측에서는 수사기관의 수사를 요구하며 공세를 펼쳤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이씨의 상습도박 정황이)제가 보기엔 구속수사하는 경우도 있는 정도의 수준”이라며 “당장 수사에 들어가 (이 후보의) 아들이 어떤 범죄를 저질렀는지 국민 앞에 드러내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김창인 선대위 대변인도 “이씨가 집중적으로 불법도박을 했다고 자백한 작년 7월에도, 이 후보는 경기지사라는 책임 있는 공직자이자 유력한 집권여당의 대선 후보였다”며 “이 후보가 곧바로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사과문으로 입장을 표명했지만, 이미 대선은 콩가루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시대준비위원회 사무실을 나서며 취재진의 부인 김건희 씨 ‘허위 이력’ 논란 관련 질문에 특별한 답변을 하지 않고 걸어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제공=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시대준비위원회 사무실을 나서며 취재진의 부인 김건희 씨 ‘허위 이력’ 논란 관련 질문에 특별한 답변을 하지 않고 걸어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제공=연합뉴스

같은 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아내 김건희 씨의 허위 이력 의혹에 대해 “어떤 결론이 나든 국민이 기대하는 그런 눈높이와 수준에 미흡한 점에 대해서는 저나 제 처나 국민께 늘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한 화상 간담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에) 공세에 빌미라도 준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실제 내용에 대해선 저희들이 조금 더 확인해보고 나중에 사과를 드리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윤 후보는 ‘죄송하다’는 말을 거듭했다. 그는 “어찌 됐든 간에 대선 후보의 아내에 대해서 본인은 십수 년 전 사인으로서 관행에 따라 했더라도 현재 위치는 국민들께서 국가 최고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의 부인에게 요구하는 윤리적 기준이 있기 때문에 그걸 충족시키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께 늘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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