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젠더갈등은 산불” 반발<br/>홍준표도 “잡탕밥” 평가절하<br/>국회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선<br/>이준석·조수진 고성 충돌 일어나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비공회 회의에서는 문 밖으로 들릴 정도의 고성이 오갔다. 책상을 강하게 치는 소리도 들렸다. 고성과 책상 소리의 주인공은 이준석 대표와 최고위원인 조수진 의원이었다.
이준석 대표 측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공보단장인 조 의원에게 “모 언론에서 인용하는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의 말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이 대표를 저격하고 있으니 정리하라’고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조 의원은 “내가 왜 이 대표의 말을 들어야 하느냐”고 반발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내가 상임선대위원장인데 그럼 누구 말을 듣느냐”고 했고, 조 의원은 “난 후보 말만 듣는다”고 쏘아붙였다. 결국 화가 난 이 대표는 책상을 쳤으며, 선대위 회의는 종료됐다.
이 대표는 선대위 회의를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선대위 내에서 업무 지시사항에 반발하는 사람이 있어 선대위 운영체계 상 바로잡고자 이야기를 했다”며 “본인이 맡은 업무에 맞는 걸 지시했는데 ‘상임선대위원장 말은 들을 필요 없다’고 발언하는 바람에 언성이 높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의 국민의힘 영입을 두고도 당내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신지예 대표는 젠더 갈등 문제를 놓고 이준석 대표와 다른 의견을 냈었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 ‘청문홍답’에서 ‘신지예가 왔네요. 어떻게 보십니까’라는 네티즌의 질문에 “잡탕밥도 찾는 사람 있다”고 평했다.
하태경 의원은 공식 입장을 내고 “젠더 갈등을 격화시키는 페미니스트 신지예 영입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 위원장이 이끄는 새시대준비위원회가 페미니스트 신지예 대표를 영입했다. 페미니즘을 추가하면 젠더 갈등은 해소되고 청년 지지층은 더 오를 것이라는 아주 간단한 생각이겠지만 젠더 갈등의 심각성을 잘 몰라서 그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른들이 보기엔 아이들의 남녀 갈등이 촛불처럼 바람 한 번 훅 불면 쉽게 꺼지는 줄 알지만 젠더 갈등은 촛불이 아니라 산불”이라며 “산불에 바람을 불어넣었으니 갈등은 꺼지지 않고 더 활활 타오를 것”이라고 했다.
/박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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