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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내분 점입가경… 이준석 “선대위 사퇴”

박순원·박형남기자
등록일 2021-12-21 20:28 게재일 2021-12-2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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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 공보단장과 갈등 폭발<br/>“당 대표로 당무는 성실히 할 것<br/>조 단장 거취, 마음대로 하라”<br/>‘울산 회군’ 18일 만에 파행 논란<br/>“오합지졸” 당 내부 쓴소리 터져<br/>김종인 “이대로 안돼” 개편 시사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인 이준석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대위 내에서의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밝히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제공=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1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상임선대위원장직과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직 등 “선대위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영입과 ‘이준석 패싱’을 둘러싼 갈등이 봉합됐던 ‘울산 회군’ 18일 만이다. 이날 이준석 대표의 선대위 직책 사퇴를 만류하기 위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윤석열 대선 후보가 중재에 나섰으나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대선을 80여 일 앞두고 국민의힘 선대위 내홍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로서 당무를 성실히 하겠다”며 선대위 직책 사퇴를 밝혔다. 그는 “선거를 위해 홍보미디어 총괄본부에서 준비했던 것들은 승계해서 진행해도 좋고 기획을 모두 폐기해도 좋다. 어떤 미련도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조수진 거취, 마음대로 하라”는 말도 던졌다.

이 대표는 “선대위 구성원이 상임선대위원장의 지시를 따를 필요가 없다고 한다면 이것은 선대위 존재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거기에 더해 이를 바로잡는 적극적인 행위가 없고, 오히려 여유가 없어서 당 대표를 조롱하는 유튜브 방송 링크를 취재하는 언론인들에게 보냈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확신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울산에서의 회동이 누군가에게는 그래도 대의명분을 생각해서 할 역할을 해야겠다는 책임감을 안겨줬다면, 일군의 무리에게는 한번 얼렁뚱땅 마무리했으니 앞으로는 자신들이 마음대로 하고 다녀도 부담을 느껴서 지적하지 못할 것이라는 잘못된 자신감을 심어준 모양”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때다 싶어 솟아 나와 양비론으로 한마디 던지는 ‘윤핵관’을 보면 어쩌면 이런 모습이 선거기간 내내 반복될 것이라는 비통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당 대표직 유지에 대해선 “당 대표로서 해야 할 당무는 성실하게 하겠다”면서 “물론 울산에서의 합의대로 당 관련 사무에 있어서 후보가 요청하는 사안이 있다면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사퇴의 표면적 이유는 최고위원인 조수진 공보단장과의 갈등이다. 조 단장은 전날 상임선대위원장인 이 대표가 자신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향한 부정적 보도에 직접 대응하라는 취지로 지시를 했으나 “난 윤 후보의 말만 듣는다”고 대응한 것이 화근이 됐다. 이후 조 단장은 복수의 언론인들에게 이 대표를 음해하는 내용의 유튜브 방송 링크를 보냈고, 이를 다른 경로로 확인한 이 대표는 결국 사퇴라는 강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울산 회동’ 이후 다시금 내분 조짐이 보이자, 국민의힘에서는 수습책을 고민 중이다. ‘선대위 개편’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합지졸’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등 ‘수습불가 국면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기 때문이다.

장제원 의원은 이날 ‘이준석·조수진 갈등 사태’에 대해 “당 선대위가 후보를 위한 선대위인지, 자기 정치를 위한 선대위인지 기가 찰 따름”이라며 “하이에나 운운하더니 오합지졸이 따로 없다”고 공개 비판했다. 하태경 의원도 “이준석 대표 없는 대선은 지는 게임”이라며 이 대표를 두둔했고, 홍준표(대구 수성을) 의원은 조수진 단장을 ‘트러블 메이커’로 규정하면서 “이 대표가 극약처방을 해서라도 당 기강을 바로 잡고 트러블 메이커들은 쳐내야(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선대위를 운영하는데 방해되는 인사는 과감하게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며 “이대로는 갈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 선대위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밖에서는 선대위가 ‘항공모함’에 비유될 정도로 거대하게 운영되는데, 효율적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선대위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며 “이대로 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순원·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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