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서 ‘시와 노래’ 정기공연<br/>독일 낭만주의 대표 작곡가 슈만·슈베르트 곡으로 꾸며져
포항시립교향악단이 겨울의 낭만을 음악으로 전한다.
23일 오후 7시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제183회 정기공연의 제목은 ‘시와 노래’. 독일 낭만주의 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 슈만과 슈베르트의 곡으로 꾸며진다.
첫 번째 무대는 슈베르트의 작품 중 서정성 면에서 단연 최고로 꼽히는 ‘로자문데 서곡’으로 섬세한 감정이 담긴 로맨틱한 음악으로 겨울날의 낭만이 잘 묻어난다.
이어지는 곡은 ‘낭만’하면 떠오르는 작곡가로 꼽히는 슈만이 평생의 연인인 클라라 슈만에게 헌사했다는 ‘피아노 협주곡’이다. 평생 독주자에 관한 고민으로 협주곡 쓰기를 망설였던 슈만이 유일하게 완성한 피아노 협주곡이다. 피아노 독주가 오케스트라와 때론 대화하듯, 때론 대결하듯 긴장감 있게 전개된다.
곡은 따뜻한 서정이 넘치는 1악장, ‘간주곡’이라는 부제가 붙은 목가적인 2악장, 밝고 씩씩한 분위기의 화려한 3악장까지 총 3개 악장로 구성돼 있다. 각 악장은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데 1악장의 제1주제가 다른 악장의 주요 선율에 교묘하게 이용되고, 2악장과 3악장은 쉬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포항시향과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하는 김원은 이화여자대학교 피아노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피아니스트 김석 경희대 명예교수의 아들로, 일곱 살 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 예원학교 재학 중 도미, 줄리어드 음대 예비학교를 수석 졸업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에서 수학한 그는 1995년 마리아 카날스 국제콩쿠르 1위,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20세기 작품 최우수 연주자상’을 수상하며 주목받는 연주자로 올라섰다. 2007년 세계 최고 수준의 연주자들만이 설 수 있다는 영국 런던 위그모어홀에서 데뷔 무대를 펼친 뒤 국내 오케스트라 협연뿐만 아니라 상트페테부르크필하모닉과 러시안국립오케스트라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들과도 협연을 이어가고 있다. 탁월한 테크닉을 바탕으로 한 정열적인 그의 피아노는 진한 여운과 감동이 느껴진다.
휴식 후에는 슈만의 ‘교향곡 4번’을 연주한다. 이 곡은 슈만의 교향곡 중에서도 음악적 가치가 매우 뛰어나다고 평가받고 있는 걸작이다. 슈만의 창작열이 가장 뜨거웠던 31세가 되던 1841년에 작곡됐다. 작곡가의 삶의 희망이자 창작의 영감인 클라라와의 첫 만남부터 기나긴 투쟁을 거쳐 쟁취한 사랑의 환희까지 모든 과정이 담겨 있다. 곡은 고전적인 교향곡 형식의 틀에서 벗어나 각 악장이 휴식 없이 연주된다. 주제와 동기의 유사성을 통해 마치 하나의 그물망처럼 연결된 곡은 정열을 노래하는 제1악장에 이어 아름답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제2악장, 그리고 활기 넘치고 쾌활한 제3악장과 젊은 열정이 느껴지는 제4악장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정기연주회를 지휘하는 임헌정 포항시향 상임지휘자는 “이번 공연명이 ‘시와 노래’인 것은 평소 슈만이 가곡 작곡에도 많은 열정을 쏟아 부은 것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하고 “시적이면서도 그 자체로 깊은 감정과 풍부한 서정성이 담긴 곡들이 겨울에 관객들에게 깊은 위로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