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흑인으로 최초의 호텔 총주방장이 된 사람이 있다.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고급 호텔 ‘벨라지오’의 제프 핸더슨 총주방장이다.
그는 가난과 범죄가 난무하는 LA 뒷골목에서 출생했다. 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성장하며 마약 밀거래에 빠지고 말았다. 소중한 20대를 교도소에서 보내고도 인생의 방향을 확 바꾼 계기는 자신의 천직을 발견하면서부터 시작된다. 교도소에서 꿈을 찾은 뒤 자신이 가장 간절하게 원한 것은 ‘배움’이었다고 한다.
그는 교도소에서 마당청소를 맡았으나 매우 게을렀다. 그러자 재소자들이 가장 하기 싫어하는 설거지 일을 배정받아야 했다. 1천500명분의 식기를 하루 세 번씩 닦아야 하는 고된 일이었다. 하루는 주방에서 빵 굽는 조리실을 보고 흥미를 가졌다. 커다란 반죽기와 발효기, 프라이팬에서 튀겨지는 도넛을 보며 요리사가 되고 싶은 생각을 가지게 된다.
설거지부터 온갖 잡일을 하면서 하나씩 기술을 익혀 교도소 생활 10년 만에 보호관찰로 석방된다. 요리를 배우면서 책과 신문을 읽기 시작했고 좀 더 수준 높은 요리를 배우기 위해 최고의 인물을 찾아다녔다. 수없이 많은 주방을 거치고 다양한 요리사들을 만나면서 한 단계씩 한 단계씩 올라갔다. 마침내 꿈에 그리던 최고급 호텔의 총주방장이 된다.
흑인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불어넣는 코치로 활동하는데 청소년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흑인들은 자신의 범죄 이유가 사회에 있다고 한다. 그러나 누구도 총을 겨누며 범죄하라고 강요한 사람은 없다. 그 선택은 바로 자신이다. 자기를 희생양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그의 저서 ‘나는 희망이다’에서 강조한다. 생각을 바꿔라. 목표를 정하면 절대 포기하지 마라. 이것은 좋아하는 일에 매진하는 것과 다르다. 왜냐하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가난, 부모 이혼, 도둑질, 퇴학, 마약 그리고 감옥. 거기서 설거지하며 처음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았던 것이다. 희망이 싹트면서 자신을 바로잡는 방법은 꾸준히 참아가며 맡은 바를 충실히 하는 것이다. 흔들리거나 절망하지 말고 열심히 배우고 익혀야 한다고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다. 남들이 강요하는 것보다 더 줄기찬 에너지는 스스로 만들어내는 긍정 에너지가 아닐까 한다.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이 있다. 얼마나 간절한 가의 차이는 있겠으나 그 바람이 절실할수록 생각의 전환에 따른 긍정 에너지가 커져야 한다. 주변에서 조롱하거나 방해하는 사람들이 왜 없었으랴. 내가 곧 희망이라는 긍정이 아니면 설거지에서 총주방장으로의 과정을 견딜 수 있었겠는가.
대형 산불은 늘 조그마한 불씨에서 비롯된다. 건조한 날씨에다 몰아치는 바람은 걷잡을 수 없는 산불로 키워간다. 대한민국 사회에도 대형 산불 같은 상황을 불러일으키려는 사람이 몇 있다. 자신이 추구하려는 일에 건조함과 바람 같은 에너지가 더해지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온 정성을 쏟고 있다. 그러나 제프 핸더슨을 빗대어 보자. 외부에서 에너지를 받기보다는 자신이 에너지를 만들어 마침내 성공하는 케이스다. 하물며 많이 배웠고 이미 성공했으나 더 큰 최고치를 원한다면 스스로 긍정 에너지를 휘몰아쳐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