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7시간 통화보도<br/>여야 상반된 반응 ‘눈길’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회의에서 김 씨 녹취록 보도 경위에 대해 “무도한 정치공작”으로 규정했다.
권 본부장은 “언론이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친여 매체가 불법 녹음한 후보 배우자의 사적 대화 내용을 MBC에서 방송했다. 매우 악질적 정치공작”이라며, “이를 민주당은 선거판의 분위기를 타락시켜서 국민에게 정치 염증을 일으키려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종일 이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 파헤치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당 대변인단은 이날 이른바 ‘이재명 후보에게 묻겠습니다’ 시리즈를 시작한다며 ‘희대의 포퓰리스트, 이재명’이라는 제목의 책을 꺼내 들었다.
이 후보를 향해 ‘80년대 민주화 운동을 했거나 관여한 사실이 있나’ ‘한때 일베를 했다는 것이 사실인가’ 등 책 내용을 인용해 공개 질문을 던졌다.
오후에는 김기현 원내대표 주재로 ‘당 대장동 비리 의문사 진상규명 위원회’가 첫 회의를 열었다.
일부에서는 김씨 언행 자체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원희룡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은 YTN 라디오에서 김씨의 ‘경선 관여’ 논란에 대해 “후보의 가족이나 부인이 그 정도 안하는 캠프가 어디 있나. 대통령 부인으로서 ‘저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들이 조금 있기는 했다”면서도 “대화 상황 자체가 편안하고 서로 믿고 스스럼없는 사이에 주고받는 둘만의 대화였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투 옹호’ 취지 발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선 “일상에서 친한 사람과 스스럼없이 이야기할 때는 ‘농담반 진담반’으로 저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상당수 많은 것도 사실 아닌가”라며 반박했다.
이에 반해 더불어민주당과 여권 인사들은 윤석열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발언이 공개되자 “최순실 시즌2”, “천박하다” 등의 표현을 쓰며 맹비난했다. 아울러 김씨가 윤 후보 대선 캠프 운영 등에 관여했음을 인정했다며 윤 후보도 함께 비판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시당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재명 후보, 나를 위해, 부산을 위해, 뒤로 아니라, 앞으로. 다시 주술의, 무속의 시대로 돌아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띄우면서 ‘주술’, ‘무속’ 등을 빗대 윤 후보를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선대위의 현근택 대변인은 CBS라디오에서 “캠프 구성에 직접 관여했다는 것을 (김건희 씨) 본인이 인정했다”며 “최순실(을 보는 듯한) 기시감이 든다. 최순실 시즌2 아니냐(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우상호 의원은 TBS라디오에서 “(기자를) 돈으로 협박, 회유하고 ‘미투’도 돈으로 했으면 될 텐데(라고 하는) 이러한 인식이 아주 천박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김건희 씨를 통해 윤석열 후보의 문제 인식이 드러났다. 이 부부가 나눈 대화의 결론들을 우리가 엿들은 것이라고 본다면 상당히 심각한 대통령 후보와 후보 부인”이라며 윤 후보도 함께 조준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