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지도부 무공천 결정 따라<br/>출마포기·무소속 선언 잇따라<br/>민주·국민의당 표밭갈이 나서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국민의힘에서 탈당한 후 무소속 출마선언이 이어지면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후보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와 주목된다.
현재 국민의힘을 탈당한 인사는 20대 강사빈 전 청년나우 대표, 도건우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도태우 변호사, 이인선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임병헌 전 남구청장 등 5명이다. 국민의힘 당내 경선을 준비중이던 10명의 인사 중 절반 정도가 탈당한 셈이다.
친 국민의힘으로 분류되는 주성영 전 의원도 ‘당적이 없는 무소속’상태임을 강조하며 보궐선거에 합세, 앞으로 친야 성향 인사의 무소속 출마 선언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남구 보궐선거에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인사들만 20여명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친야 진영 인사의 난립에 따른 치열한 경쟁도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반해 김재원 최고위원을 필두로 박성민 전 청년보좌역, 배영식 전 의원,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등 4명은 출마를 포기했다.
현재 국민의힘 소속의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박정도·손영준 예비후보의 무소속 출마 여부도 조만간 결정 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에 따라 지역 정가는 민주당과 국민의당 출마자들이 친 국민의힘 무소속 인사들에 비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은 백수범 변호사와 최창희 전 남구위원장이 잇따라 출마선언을 했고 당내 경선을 앞두고 있다.
국민의당은 권영현 중앙당선대위 대변인과 정용 전 대구시의원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표밭갈이에 나선 데 이어 사공정규 교수의 전략 공천설도 나돌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소속 인사들의 출마선언이 잇따르는 것은 어부지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두 당은 결국 당내 경선을 통해 후보 한 명만을 결정하기 때문에 지지표의 이탈이 거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는 중·남구 지역의 경우 상대적으로 국민의힘 지지세가 높은 곳이지만, 탈당후 무소속으로 보궐선거에 뛰어든 인사들이 늘어나면서 국민의힘 지지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즉 무소속이기 때문에 당이 통제할 권한이 없는데다 이들의 기본적인 지지세 역시 국민의힘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특정 후보에게 표가 집중되기 힘들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 경우 고정표를 지니고 있는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난립하는 무소속 후보들 사이에 자신들의 지지표만 지켜도 당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국민의힘 무공천 선언이후 무소속 출마로 돌아서는 친야 성향의 인사들이 늘어날수록 표의 분산은 불보듯 뻔하다”며 “이들을 통제할 당이 없는 만큼 제살깎아먹기로 경쟁하게 되면 결국 민주당과 국민의당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