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한차례 방문… 3개월 새 4차례 방문 호남과 대조<br/>집토끼 외면 여론… 높은 지지율 확신에 ‘표 계산 끝’ 분석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대구·경북(TK)지역을 한동안 방문하지 않은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윤 후보를 중심으로 한 정권교체 여론이 높다”며 설 연휴를 기점으로 윤 후보에 대한 TK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지만 정작 윤 후보는 지난해 11월 국민의힘 공식 대선 후보로 지명된 후 지난해 12월 1박 2일 일정으로 TK를 한 차례 방문한 게 전부다.
이는 윤 후보가 후보 선출 후 3개월 새 호남을 4차례 방문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또 지난해 12월 TK지역을 방문할 당시 10대 공약이 부실했다는 비판과 함께 TK방문 지역도 수박 겉핥기식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민의힘이 TK공약 강화 작업에 나선 것도 이러한 비판을 의식해서다. 대선 출마 선언 당일, 설 연휴 등 수시로 TK를 방문하고, 홍준표(대구 수성을) 의원의 육사 이전 공약 등을 수용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TK행보와는 확연히 대비된다.
대선 29일을 앞두고 윤 후보가 국민의힘 텃밭인 TK지역을 방문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역 정치권에서는 지난 총선 공천과 연관지어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은 지역구 공천을 손바닥 뒤집듯 번복했다. 중앙당의 ‘멋대로 공천’에도 TK지역민들은 대구 수성을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했다. TK공천에 대한 불만이 지역민들 사이에서 나왔으나 정권교체를 해야 된다는 열망에 ‘묻지마 지지’를 해줬던 것이다.
실제 윤 캠프 내에서는 TK지역은 어느 지역보다 정권교체 열망이 강한 만큼,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TK지지층이 더욱 결집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 때문에 지역 정가에서는 윤 후보의 행보와 관련, “TK지역에서 표 계산을 이미 끝냈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TK지역에서 50%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70%이상 득표율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야권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지역의 한 인사는 “TK지역은 작대기만 꽂아도 국민의힘 후보가 되는 지역이라는 인식이 중앙당에 깔려 있기 때문”이라며 “잡은 물고기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는 “TK지역의 경우 윤 후보가 TK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윤 후보에 대한 충성도가 약한 측면이 있다. TK출신인 이 후보가 이 지점을 파고들고 있다”며 “TK지역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만큼, 이럴 때일수록 윤 후보가 집토끼 단속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국민의힘 홍준표(대구 수성을) 의원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함께 오는 12일 TK지역의 상징거리인 대구 동성로를 찾아 윤 후보 지지를 계획하고 있다.
일부 TK민심이 이 후보를 향해 흔들리고 있다고 판단해 이를 묶어 두려는 차원이다. 윤 후보는 2월 말 유세용 임대열차인 ‘윤석열차’를 타고 TK 등 영남권을 방문할 예정이다. /박형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