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차 사고 등 선거운동 중단<br/>협상 촉박… 결렬 가능성 거론<br/>尹 후보 사고 피해자 조문 예정<br/>오히려 담판 회동 물꼬 전망도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유세차 사고와 부인 김미경씨의 코로나19 확진 등 예기치 않은 악재가 야권 단일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세차 사고 등이 야권 단일화의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조응천 선대위 공동상황실장은 16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단일화와 관련, 안 후보의 유세차 사망 사고를 언급했다. 조 의원은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는데 안 후보가 유세와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천안으로 가서 사고 수습에 진력을 다한다고 한다”며 “(쇼트트랙처럼) 한참 레이스를 하다 한 번 미끄러지면 다시 참여하기 힘들다. 그게 어떤 변수가 될 수 있겠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씨의 코로나19 확진 판정도 변수의 요인으로 꼽았다. 조 의원은 “대통령 선거에서 배우자가 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것이 굉장히 크다”며 “안 후보와 김 교수 두 분의 관계가 굉장히 돈독한 걸로 알려져 있는데 그런 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안 후보의 선거 운동 중단으로 협상 시간이 촉박해 단일화 협상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오는 28일이 단일화 협상의 새로운 데드라인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제반 여건상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를 하기에 부적절한 모양새가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안 후보는 선거운동을 전면 중단하고 사고 수습에 나선 상황이다. 단일화는 물론 선거 재개 시점도 정하지 못했다. 안 후보 측 핵심관계자는 “선거운동 첫날, 추운 날씨에도 안 후보를 도와주겠다고 나선 분들이 돌아가셨다. 사고 수습이 우선”이라며 “단일화 등 다른 정치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양측 간 단일화 논의도 중단된 상태다. 안 후보는 지난 13일 100% 국민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제안했지만 윤 후보는 안 후보 제안에 응답하지 않았다. 윤 후보가 단일화에 대한 언급이 없자 안 후보는 15일 “답을 기다리고 있다”며 윤 후보의 답변을 촉구했다. 답변 시한에 대해서는 “가능한 빠른 시간 내 결심을 밝혔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안 후보의 촉구에도 불구하고 윤 후보는 단일화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두 후보 간의 신경전 속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관계자들은 단일화 결렬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윤 후보가 안 후보와의 일대일 담판에서 여론조사 경선을 받아들일 가능성에 대해 “지구에 혜성이 떨어질 확률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들 역시 여론조사 경선은 수용불가라는 입장이다.
국민의당도 마찬가지다. 국민의당 최진석 선거대책위원회 상임선대위원장은 국민의힘이 공식적이고 책임있는 답변을 하지 않다가는 어느 시점에서 안 후보가 단일화 결렬, 무산을 공식 선언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안 후보의 악재가 윤 후보와의 담판 가능성을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일부는 윤 후보가 이날 저녁 유세차량 사고 피해자의 빈소를 조문하기로 하면서 자연스럽게 두 후보 간 담판 회동 물꼬가 트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