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호남서 위대한 김대중 소환<br/>李, 박정희·김대중이면 어떠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난해 정치선언 이후 지속적으로 호남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윤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이틀째인 지난 16일 광주를 찾아 “저는 지역주의라는 것 자체가 없다. 광주의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윤 후보는 또 “외환위기 때 김대중 대통령께서 국민과의 대화에서 ‘남태평양 무인도에 가신다면 딱 세가지 뭘 들고 가시겠느냐’는 기자 질문에 첫째 실업, 둘째 부정부패, 셋째 지역감정이라고 하셨다”며 “세월이 지나서 아무리 돌이켜봐도 정말 위대한 지도자의 명답이었다. 또 민생을 늘 생각하신 거인의 말씀이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당은 입만 열면 광주·전남을 발전시키겠다고 말한다”며 “민주당의 지역 독점 정치가 광주를 역내 GDP 꼴등으로 만들었다”고 지역주의 정치를 비판했다.
그는 “현명한 전남도민과 광주시민들께서 지역의 독점정치를 깨고 지역주의의 타파의 선봉이 되리라 믿는다”며 “저는 공직에 있을 때 인사발령이 나면 보따리를 싸서 영호남, 충청, 강원, 경기도를 돌아다녔다. 광주도 2003년부터 2년간 근무했고, 제겐 지역주의라는 거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15일 첫 공식 선거운동을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에서 시작했다. 이어 대구를 찾아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대구·경북 지역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대구에 지지기반을 둔 기존 정치세력이 하지 못했던 일, 저 이재명은 할 수 있다”면서 “대구를 재도약시키고 대구시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일, 이미 실력을 인정받은 유능한 후보만이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대구 동성로 연설에서 “전라도 출신이면 어떻고, 경상도 출신이면 어떻느냐. 왼쪽이면 어떻고 오른쪽이면 어떻냐. 박정희면 어떻고, 김대중이면 어떻느냐.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뭐든 하겠다”고 특유의 실용주의를 내세워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경북 안동이 고향인 이 후보는 “제가 태어나고 자랐던 이곳에서 여러분을 만나게 돼 눈물나게 반갑다”며 “대구·경북이 낳은 첫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나라를 위해 일할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 성향의 대구 표심을 의식한 듯 “나와 같은 색깔을 좋아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며 “나의 삶을 더 낫게 만들, 내 자녀들도 꿈과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줘야 하지 않겠냐”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영남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 6일 부산 지역 공약을 내놓은 뒤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신년 첫 일정도 부산 지역 방문을 택했고, 지난해 말에는 TK를 찾아 이승만·박정희·전두환 공과론을 꺼내들고 보수 표심 공략을 시도하기도 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