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 후보 4인은 25일 오후 8시부터 2시간 동안 상암 SBS 프리즘타워 공개홀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두 번째 TV 토론회에서 권력구조개편과 남북 관계와 외교 안보 정책을 두고 사사건건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 윤석열·정의당 심상정·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측이 전날 발표한 선거제 개혁 및 개헌 등 내용이 담긴 정치개혁안에 대해 3대 1의 구도로 나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심·안 후보가 “거대 양당 독식 구조를 깨기 위해 선거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이 후보는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거든 반면에 윤 후보는 “정치쇼에 가까운 제안”이라고 비판했다.
심 후보가 윤·안 후보에게 ‘두 후보 간 단일화가 열려 있느냐’고 질문하자 안 후보는 “이미 결렬됐다”고 선을 그었고, 윤 후보는 “노력하고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여야 대선 후보들이 권력 구조 개편 방안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밝혔다.
이 후보는 ‘통합정부’, 윤 후보는 ‘분권형’, 안 후보는‘다당제’, 심후보는‘총리추천제’등을 주된 관점으로 제시했다.
위성정당 부분에 대해 여야 후보는 격돌했다.
이 후보는 “위성정당 문제는 국민의힘에서 먼저 시작해서 민주당에서 어쩔 수 없이 따라간 것”이라며 “저는 사과드리고 있다. 제3당에 사과드리고 있는데, 국민의힘이 먼저 위성정당을 만든 것을 사과할 의향이 없느냐”고 따졌다.
윤 후보는 “저는 그때 정치를 안 했지만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에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반대했다”며 “무리한 선거법 개정 자체가 근본적인 문제”라고 반박했다.
심 후보는 “민주당이 얘기하는 정치개혁은 그동안 계속 얘기해 왔던 것이지만, 실천되지 않았다”며 “지난 총선때는 민주당이 이를 뒤집고 위성정당을 창당한 바 있어 말보다 실천이 중요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외교·안보 공약을 두고 가시 돋친 설전을 벌이며 또 한번 충돌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에게 “6개월 초보 정치인이 대통령 돼서 나토 가입 공언해 충돌하는 등 외교의 실패는 곧 전쟁을 불러온다는 극명한 사례”이라며 “윤 후보는 사드 추가배치나 선제 타격은 전쟁 개시라고 언급, 우크라이나 사태를 감안해 해당 발언을 철회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이 후보의 안보관이 부족하다”며 “평화라는 것은 억제력을 가져야 하며 선제타격 능력을 확보하고 의지를 보일 때만 전쟁을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장동 몸통 발언을 두고 윤·이 후보는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윤 후보는 경인고속도로 배수구에서 대장동 관련 문건이 버려진 게 발견됐고 이를 기반으로 볼때 이 후보가 대장동의 몸통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이 후보는 “그들에게 도움을 준 것도 윤 후보이고 저축은행 수사에서 봐준 것도 윤 후보”이라며 “김만배 녹취록을 보면 본인 죄를 많이 지어 죽을 사람이라고 했다”고 항변했다.
윤 후보는 “윤석열이 죽을 것이라는 것은 중앙지검 때 법관에 대해 많이 수사·기소해서 마지막에 보복당할 것이라는 언론에 나온 것”이라면서 “성남시장이나 경기지사도 하지 않았고 관용카드로 초밥을 먹지도 않았는데 몸통이라는 것은 마치 이완용이 안중근에게 나라 팔아먹은 사람이라고 하는 것과 똑같다”고 반박했다.
공수처 존폐문제를 두고 안 후보는“모든 부분에서 공수처의 실력은 빵점이기에 폐지가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매우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검찰을 수사할 조직이 없어 제 기능하도록 해야지 매스를 대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윤 후보는“통신사찰이니 이런 것들은 하면 안 되는지 모르고 하는 등 고칠 만큼 고쳐보고, 안 되면 폐지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평가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