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 단일화 파장 분석에 촉각<br/>국힘 “사전투표 전날 극적 효과”<br/>민주, 의미 축소 “되레 반사 결집”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전격적으로 단일화함에 따라 3·9 대선 판도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4일부터 시작되는 사전투표를 앞두고 대선 구도가 ‘이재명 VS 윤석열’구도로 재편되면서 표심에 미칠 효과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관련기사 3면>
국민의힘은 단일화를 통해 ‘야권 원팀’, ‘정권심판론’ 구도가 완성됐다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통합정부 구상을 앞세운 정치교체론으로 외연 확장을 노렸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전략에 제동이 걸리면서 정권심판론 표심이 뚜렷해 질 전망이다. 정권교체 이슈가 극적으로 부각되면서 윤 후보에게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표용지가 이미 인쇄됐지만 단일화 사실이 널리 알려져 유권자 결집효과가 클 것이라는 게 국민의힘의 판단이다. 남은 기간 선거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국민의힘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단일화의 마지노선인 사전투표 전날 단일화가 이뤄져 극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반면, 단일화가 원했던 시기보다 늦어진데다 위기의식을 느낀 여권 지지층이 결집할 가능성이 있어 단일화 효과가 미미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은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확대 선거대책본부 회의에서 “단일화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조금이라도 해이해지거나 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단일화 이슈가 소멸했다고 판단했던 더불어민주당은 비상이 걸렸다.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소식이 전해지면서 24시간 비상대응 체제를 가동하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단일화 변수가 이미 표심에 반영됐다는 판단 아래 대권 판도가 요동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단일화를 둘러싼 신경전으로 유권자들의 피로감이 가중된 데다 ‘철수정치’에 실망한 여론도 만만치 않아 오히려 이 후보에게 유리하게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당사 기자간담회에서 “단일화로 이·윤 후보의 지지율 변동이 급격히 이뤄질 것 같지 않다”면서 “단일화 과정 자체의 갈등과 윤·안 두 후보의 욕심이 노출되는 과정을 거치며 단일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과거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와 단일화 했던 정몽준 후보가 대선 투표 하루 전날 단일화를 철회해 오히려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한 전례가 또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남은 공식선거운동 기간 동안 안 후보가 갖고 있던 중도와 부동층 표심을 최대한 끌어오겠다는 전략이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