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통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었다.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 속에서 치르진 선거 열풍은 사전투표와 본 투표에서 총 유권자의 77.2% 투표라는 기록을 세웠고 광주에서는 81.5%가 참여할 만큼 이번 투표는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린 선거였다. 4강 대결 구도였으나 마지막에 윤석열-안철수 후보의 단일화가 이루어졌고, 각자 ‘위기에 강한 대통령, 국민이 키운 내일을 바꾸는 대통령, 주4일제 복지국가와 일하는 시민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온갖 비리와 가정사를 뒤적이며 욕설과 폭로로 뒤범벅되어 싸워왔던 선거였다.
사전투표에서 드러난 몇 건의 부정투표 흔적을 기억하며 투표장으로 가서 받아든 기다란 투표용지에 조심스럽게 도장 찍고 접어서 투표함에 넣으면서 깨끗한 선거가 되기를 빌었다. 확진자 투표가 종료되고 곧 시작된 개표방송에서 공개된 사전 출구조사는 차이가 1%를 밑도는 박빙의 대결이었고 6일간의 여론 조사에서도 오르락내리락하며 예측 불가의 선거판이 됐었다. 만18세가 처음으로 참여했고 40대는 2~30대, 5~60대와 지지 후보가 다른 세대 차이도 보였고 20대는 이대남, 이대녀로 갈라져 표심도 달랐으며 영남과 호남의 지역 격차가 컸다는 것도 우리 국민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방송사들은 정규방송을 중단한 채 개표방송에 들어갔고 처음에는 2%도 안 되는 작은 차이로 여당 후보가 앞섰으나 자정이 넘어서면서 야당 후보가 그만큼 앞서갔다. 48.6%와 47.8%의 수치는 출구조사 결과와 거의 같아서 놀랍고 변화 없이 차이를 유지하다가 새벽 3시가 지나자 당선 확실이라는 화면이 떴다. 이번 선거결과에 마음이 끌려 밤새워 시청하다가 창밖을 내다보니 많은 아파트의 창문에 불이 켜져 있어 모두가 이번 선거의 결과에 걱정이 많구나 생각했다. 한밤중에 휴대폰이 카톡 대며 지인들이 밤새워 선거결과에 대한 문자를 보내왔다.
국내에는 아직도 울진, 강릉 산불이 숲을 태우고 있고 해외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계속되는 우려 속에 우리는 이 나라 5년을 이끌어 나갈 대통령을 뽑는 어려운 일을 해냈다. ‘투표는 총보다 강하다’라는 링컨의 말처럼 국민 모두가 한표 한표 던져서 응원을 보냈고 후보들도 그 힘을 얻어 뛰었을 것이다. 각 후보들은 경제 분야에서는 기본소득, 청년 기회, 손실보상과 좋은 일자리 등을 설파했고 기후위기 과제에서는 에너지 고속도로, 탄소 중립, 탈원전 폐기 등을 내걸었으며 출산과 육아의 복지문제 등에도 각자의 정책을 내세웠다. 이제 당선자는 이들 선거공약을 재검토하고 상대방 의견도 받아들여서 그동안 비뚤어지고 엇길로 새어나간 정책 등을 바로잡고 정치와 정권 교체를 잘 이행하여 새로운 국가 사회를 이루어 주면 좋겠다.
당선 확정 새벽에 한 인사말처럼 새 정부를 준비하고 헌법정신과 의회를 존중하며 야당과 협치하여 국민을 잘 모시겠다는 약속대로, 막대한 권한을 휘두르지 않는 대통령이 되어 ‘미래를 바꾸겠다’는 출마 의지를 지켜주기 바란다. 휘두르는 새 권력이 아니라 혼란을 극복하고 통합과 화합의 시대를 여는 새 살림꾼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