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당에 ‘의견서’ 제출… “선수가 정한 규정 철회 해야”<br/>金 “당에 부담 주지않을 것… 내가 대구시장에 적임자”
대구시장 선거에 나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과 김재원 최고위원간 지방선거 공천규정을 둘러싼 공방이 조만간 마무리될 전망이다. 홍 의원은 연일 지방선거 공천규정 철회와 공천규정 신설을 주도한 김재원 최고위원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고, 김재원 최고위원은 당에 부담을 주지않겠다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할 뜻을 밝힌 데다 당 최고위나 공천관리위원회도 29일 열리는 회의에서 홍 의원의 공천규정 철회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당 최고위원회와 공천관리위원회에 부당함을 호소하는 ‘지방선거 공천규정 관련 의견서’를 제출했다.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의견서에서 “지난 21일 최고위 의결사항은 공정과 정의에 반하기에 전면 철회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무엇보다 심판이 선수로 뛰기 위해 전례에도 없는 규정을 정한 것은 부당하다”며 “이번 공천 규정 신설을 주도한 특정 최고위원은 출마를 선언하고, 직후 최고위회의에 참석해 자신에게 유리한 규정을 요구해 관철시켰다”고 김재원 최고위원을 겨냥해 맹비난했다. 최고위는 최근 5년간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사람이 공천을 신청할 경우 15% 감점, 현역 의원이 참여하게 되면 10%를 감점하는 규정을 지난 21일 의결했다. 홍 의원은 두 가지 모두에 해당한다. 홍준표 의원은 “무소속 페널티 문제도 지난해 8월 20대 총선 무소속 출마자의 복당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대사면이 이뤄진 셈”이라면서 “탄핵사태로 인해 우리 당의 주요 인사들의 탈당과 복당이 복잡하게 얽혀있음에도 특정한 기간의 극히 일부만을 대상으로 콕 찍어 페널티를 부과하는 것은 지극히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소속 페널티 조항은 공정과 형평에 심각하게 위배되고 당의 화합과 민주적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특정 인사의 출마 자체를 봉쇄하려는 불순한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정의에 반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또 “우리 당헌·당규에는 후보 가산점 규정은 있어도 페널티 조항은 없다”며 “설령 페널티를 주려면 교체 지수가 높거나 연임을 제한하기 위해 현역 단체장에게 줘야 하며, 도전자에게 페널티를 주는 사례는 단 한 번도 적용한 적이 없다”고도 했다. 특히 그는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최고위원은 즉각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지방선거에 출마할 당협위원장은 4월 1일 시한으로 일괄 사퇴하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당무의 최고 권한을 가진 최고위원이 출마 선언 후에도 직을 사퇴하지 않고 경선 규정에 개입하는 것은 협잡 정치이고 후안무치한 행위”라고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박희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경우 2009년10월 경남양산 재선거에 출마할 때 대표직을 사퇴한 후 공천신청한 사례를 들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홍 의원의 강도 높은 비판이 나온 직후 해당 직을 사퇴하기로 결정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공개한 출마기자회견문을 통해 “대구시민의 행복과 대구시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하고자 한다”며 “국민의힘 최고위원직도 사퇴하겠다, 당에 부담을 주지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내 경선 과정에서는 오로지 대구 발전만 말씀드리겠다”며 “누가 더 대구를 잘 알고 있는지, 대구시민이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당선인을 만든 1등 공신은 누가 봐도 대구시민”이라며 “과거에도 1등공신은 언제나 대구였다. 하지만 이제까지 제대로 챙기지도 못하고 다른 시도에 양보만 당했다. 이제는 반드시 챙기겠다”고 공언했다. /김진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