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원내대표 양자 구도 모양새<br/>변수 꼽혔던 김도흡 불출마 선언<br/>당내 “權 출마, 尹 의중 실렸을 것’
가장 적극적인 출마 의지를 갖고 뛰던 3선의 김태흠 의원이 5일 충남도지사 도전으로 선회하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인 강원출신 4선의 권성동 의원은 이날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경남출신 3선의 조해진 의원이 이날 오전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했으며, 출마를 저울질하던 부산출신 3선의 김도읍 의원은 불출마를 밝혔다.
이에 원내대표 선거가 ‘윤핵관 대 비핵관’의 경쟁 구도로 짜여졌다. 국민의힘은 6일 원내대표 출마자 접수를 받고 8일 선거할 예정이다.
김태흠 의원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원내대표 불출마를 밝혔다. 전날 당 지도부로부터 충남지사 출마 요청을 받았던 김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당 지도부 요청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그동안 준비해왔던 원내대표 출마를 접는다”고 말했다.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의 맏형인 권성동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공식 출마 회견을 했다.
권 의원은 “대통령 당선인과의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민심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할 말을 하는 원내대표가 되겠다”며 “긴밀한 당정협의를 통해 의원님들의 비전이 국정에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어느 한 분 빠지지 않도록 모두에게 폭넓게 기회를 부여하고,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는 원내 운영을 약속한다”며 “치열한 의견 개진과 절차의 정당성이 보장되는 의원총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윤핵관’인 권 의원의 출마에는 윤 당선인의 의중이 실린 것이란 말과 함께, 김 의원이 윤 당선인 설득으로 충남지사 출마로 방향을 선회한 것도 사실상 권 의원의 원내대표행을 위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교통정리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첫 번째로 출마선언을 한 조해진 의원은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누구와 가까우니까 유리하다, 힘있는 사람을 내세워야 한다는 이야기는 고장난 녹음기처럼 지루하게 들어온 논리”라며 “벌써 그런 구태의연한 의식으로 퇴행한다면 새 정부의 앞날에도 희망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권 의원이 ‘윤핵관’이라 불리는 데 대한 질문에 “어떤 정치그룹에 대중적 네이밍이 붙는 순간 위기이고 적신호다. 앞서 ‘문고리 3인방’이니 ‘십상시’니 대외적으로 이름 붙여졌을 때부터 대중적 낙인이 찍힌 것”이라며 “네이밍이붙을 때는 훈장처럼 여겨질 수 있지만 그게 주홍글씨로 순식간에 바뀌었다”고 꼬집었다.
특히 ‘변수’로 꼽혔던 김도읍 의원은 이날 “원내대표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언론에 밝혔다.
당내에서는 ‘윤핵관 대 비핵관’의 경쟁 구도가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부담이 될 수 있다며 ‘합의추대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경선을 거치는 게 맞다’는 반대 의견도 적지 않아 합의 추대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