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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연 품은 ‘요세미티’의 숨결 한눈에

윤희정기자
등록일 2022-04-25 19:40 게재일 2022-04-2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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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립중앙아트홀서 ‘이종한의 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원 사진전’<br/>황홀하고 아름다운 풍경 사진 39점 선보여… 내달 2일부터 8일까지
이종한作 ‘엘 카피탄’.
이종한作 ‘엘 카피탄’.

약 100만 년 전 빙하의 침식작용으로 생겨난 거대한 화강암 절벽과 계곡을 10년 세월 탐색하며 담아낸 컬러사진. 아름답다 못해 온몸에 전율이 전해지는 완벽한 풍경 사진을 만나기에 참 좋은 계절이다.

미국 풍경 사진가로 잘 알려진 이종한(85) 사진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대자연의 섭리가 숨 쉬는 곳-요세미티 국립공원’전이 오는 5월 2일부터 8일까지 포항시립중앙아트홀 전시실에서 열린다.

미국의 비경을 자신만의 독특한 기법으로 표현해낸 이종한 작가의 작품은 원시적인 자연 및 풍경의 보존에 선구자적인 비전을 보여줬던 안셀 아담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평을 받는다.

미국에서 20여 년 넘게 사업가로 사는 동안 미국 여행을 하면서 아름다운 풍경에 매료돼 사진가로 활동하게 된 그의 사진을 보면 넉넉한 자연의 품에서 세월을 보낸 노년의 평온이 느껴진다.

이종한作 ‘브라이덜 베일 폭포’.
이종한作 ‘브라이덜 베일 폭포’.

이번 전시회는 지난 2020년 버미리온 클리프 웨이브, 2021년 데스 밸리에 이어 세 번째 미국 풍경사진전이다. 300개가 넘는 호수와 폭포들이 빚어진, 면적이 무려 75만 에이커(9억1천 평)에 달하는(서울 약 5배 규모) 아름다운 대자연의 신비가 전 구간에 펼쳐져 있는 요세미티 국립공원 내 명승지를 담은 사진 39점을 선보인다.

요세미티 밸리, 와우나 마리포사 숲, 글래시어 포인트, 타이오가 로드를 따라가면서 2010년 1월부터 2020년 8월까지 매년 찾아 담아온 여름과 겨울 풍경을 선사한다.

겨울 해질 무렵 머세드강에서 올려다보는 석양에 불타오르는 엘 카피탄을 가로 1m, 세로 1m50cm 대형 크기로 인화해 ‘대장’이란 뜻의 지구에서 가장 큰 1천m 높이의 화강암 바위산과 구름의 신비로운 풍경으로 보여준다.

또 하나의 대형사진은 요세미티 계곡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터널뷰에서 촬영한 사진인데 왼쪽에는 엘 카피탄의 깎아지른 3천피트 암벽이 있고, 오른쪽에는 끝도 없이 많은 세콰이어 나무 속으로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가 바람에 이리저리 흩날리는 모양이 마치 신부의 면사포 같다 해서 이름이 붙여진 브라이덜 베일 폭포가 있다. 중앙에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아이콘 하프돔이 있는데, 돔의 절반이 잘려나간듯 한쪽은 곡선, 한쪽은 절벽으로 이뤄진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어 더욱 유명해진 곳이다. 이들이 어우러져서 보이는 절정의 풍경은 요세미티의 첫 번째로 꼽히는 명소다. 방문객이나 등산가 그리고 사진가들이 제일 많이 찾는 곳이다.

계곡 곳곳에서 시원한 물살을 쏟아내는 폭포 작품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그중 총 높이 739m에 3단으로 이뤄진 요세미티 폭포는 미국에서 가장 높은 폭포로 신비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이종한 사진작가
이종한 사진작가

투올름은 해발 2천627m 고지대 산록의 초지로 렘버트 돔이나 케시더럴 산맥을 바라보는 뷰가 탁월하다. 테나야 호수는 요세미티 밸리와 투올름 초지 중간 요세미티의 심장부에 있는 해발 2천484m의 고산호수로 요세미티 지역을 덮고 있던 빙하에 의해 만들어졌다. 코발트색의 청정한 물과 주위의 수많은 화강암 돔이 장관이다. 파노라마로 촬영한 테나야 호수를 65cm, 120cm 크기로 출력한 사진도 전시한다.

이종한 사진가는 “160여 년 동안 관광객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황홀하고 아름다운 풍경 속에 담긴 원주민과 백인 간 마리포사 전쟁의 애잔한 이야기를 되새기며 촬영한 작품들”이라며 “관람객들에게 쓸쓸하면서도 따뜻한, 이국적인 풍광이 잘 전해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양대 공대 졸업 후 미국으로 이민을 가 사업가로 활동하다 2007년부터 포항에 정착한 이종한 사진가는 전업 사진작가로 활동하기 위해 대구대에서 사진·디자인 석사를 취득했다. 현재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이 사진가는 경산전국사진공모전 금상을 비롯해 국내·외 사진 공모전에서 50여 회 수상했다. 내년 5월에는 미국 그랜드 서클 풍경을 담은 네 번째 미국 풍경 사진전을 계획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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