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86그룹 대표하는 3선 중진<br/>평소 개혁 목소리 내 적잖은 충격<br/>즉각 제명 조치 나섰지만 큰 파장
12일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86그룹 3선 중진 박완주 의원을 성비위 의혹 사건으로 제명한다고 발표했다.
신현영 대변인은 비상대책위원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박완주 의원 제명 건을 의결했다. 사유는 당내 성 비위 사건에 대한 당 차원의 처리”라면서“국회 윤리신고센터 등을 통해 국회 차원에서의 징계도 강력히 요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 대변인은 “죄송하다. 당내에서 성비위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송구한 마음”이라며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노력하겠다. 2차 가해 방지 및 피해자 보호를 위해 상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회 안팎에서는 보좌관에 대한 성추행 의혹이 터져나온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신 대변인은 취재진이 ‘보좌진 관련 성비위인가’ 등의 질문을 하자 2차 가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들어 구체적 답변은 하지 않았다.
이날 제명된 박 의원의 경우 원내수석, 정책위의장 등 당내 주요 요직은 물론 진보·개혁 성향 의원 모임 더좋은미래(더미래)에서 활동하며 개혁적 목소리를 내왔다는 점에서 당내의 충격이 적지 않은 모습이다.
앞서 박지현 비대위원장이 “민주당은 성범죄로 5년 만에 정권을 반납했다”고 공언하며 이 문제에 대한 강도 높은 쇄신을 다짐했음에도 다시 성비위 의혹이 반복됐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은 주요 고비마다 대선주자나 광역단체장부터 의원, 보좌진에 이르기까지 성추문에 휩싸이며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8년 민주당의 대선주자 였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비서의 성폭행 ‘미투’가 나오며 지사직을 사퇴해야 했고 2020년 4월에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강제추행 혐의로 시장직에서 사퇴했다. 그해 7월에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비서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사실을 듣고 극단적인 선택을 해 충격을 안겼다. 이후에도 민주당에 대한 성추문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았다. 최근에는 최강욱 의원이 당내 온라인 회의에서 성희롱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박지현 비대위원장은 이날 SNS에서 “당내 반복되는 성 비위 사건이 진심으로 고통스럽다. 비대위는 박 의원을 제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상태기자kst@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