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선거’ 번호 알리기가 관건<br/>후보 이름 이용한 SNS 홍보<br/>산타 복장 퍼포먼스 출정식 <br/>메타버스 선거사무소 오픈 등<br/>다양한 아이디어로 ‘눈도장’<br/>현장 누비며 스킨십 행보 확대
오는 6·1 지방선거에 출마한 경북교육감 후보자들이 표심끌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교육감 선거는 광역자치단체장이나 시장 군수보다 일반인의 관심이 떨어져 깜깜이 선거의 대표가 된지 오래다. 교육의 특성상 정치적 중립이 엄격히 요구되는 만큼 정당추천이 없어 당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이렇다보니 선거전은 오로지 후보자 본인의 부담이다,
특히 교육감 선거의 경우 별도 기호 표시가 없고 교호 순번제로 정해진다. 기호에 따라 특정 정당의 후보로 오해해 선거 당락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기호 없이 후보자 이름을 순환배열 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후보자 이름도 세로형이 아닌 가로형으로 배열한다. 지역구 기초의원 선거구별로 배열 순서가 달라지므로 투표하기 전에 후보자의 이름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본 후보 등록 직전까지 예비후보가 없었고, 본 후보등록 이후 20일 안팎의 짧은 선거운동 기간으로 인해 더욱 유권자의 관심이 멀어지게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각 후보들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는 등 어느 선거보다 아이디어전이 치열하다.
경북도교육감 선거의 경우 임종식 후보는 자신의 이름을 이용한 홍보전에 총력을 쏟고 있다. 즉 ‘코로나 종식! 임종식!’이라는 sns ‘종식 챌린지 홍보전이다. 세계적으로 유행되고 있는 코로나를 종식시킨다는 종식을 홍보에 접목했다.
여기에다 ‘학폭 종식, 왕따 종식, 전쟁 종식’ 등 ‘종식’을 포함한 재미난 문구를 자유롭게 SNS에 표현하고 있다.
코로나 종식이 대명제가 된 사회적분위기에 맞춰 자신의 이름을 이용한 문구를 내세워 재미를 보고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이외 공약을 각각 별도로 분리해 10호까지 내는 등 차별화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임준희 후보는 6월 1일 선거일 승리를 다짐하는 의미에서 6월의 영문 표기인 June을 임준희의 ‘준’자와, ‘희’는 원래의 빛날 희(熙) 대신 기쁠 희(喜)자를 연결지어 ‘6월(June)의 크리스마스 선물’ 퍼포먼스를 기획했다. 임준희 후보는 출정식에서 산타복장으로 등장해 자신의 공약 선물을 선물주머니에서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퍼포먼스를 연출했고 이에 화답해 출정식에 모인 시민들은 임준희를 연호하면서 출정식의 열기를 더했다.
마숙자 후보는 요즘 대세인 온라인 메타버스 선거사무소 “馬파람이 불어오는 곳”을 오픈했다.
자신의 성을 이용해 선거사무소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린 가상공간 구현으로 시공간에 제약받지 않는 소통방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여성의 섬세함을 살려 기자회견을 일반사무실이 아닌 숲속에서 진행했다.
대구시교육감 선거도 사실상 누가 출마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유권자들의 관심 밖이다.
후보들은 유권자를 상대로 표심 잡기에 주력하면서 인지도와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강은희 후보는 보수성향이 강한 40대 이상 유권자를 집중 공략하고, 20대 젊은층에 대해 자신의 공약을 알리면서 선거 판세를 주도한다는 전략으로 막판 투표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강 후보는 오전 6시 30분 공원 및 교차로 등지에서 새벽 인사를 시작으로 전통시장과 상업지구, 야구 경기장 등 인구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선거전을 펼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또, 최근 메타시티 대구비전세미나에 참석하는 등 대구교육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며 곳곳을 누비고 있다.
강 후보는 “선거 기간은 시민들을 가까이에서 만날 기회인 만큼 곳곳을 다니며 지역 유권자들과 스킨십을 이어가고 있다”며 “유권자들의 관심과 압도적인 지지를 이끌어 내는 데 집중하며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30여 년 간 교육행정 경험을 강조하는 엄창옥 후보는 낮은 인지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각계 시민단체의 지지를 이끌어내며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엄 후보는 오전 7시 대구 수목원 삼거리에서 출근인사를 시작으로 지역 시민단체와 정책협약 및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자신의 정책과 공약을 소개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이번 대구시교육감 선거는 사실상 본 후보등록 막판부터 시작된 선거운동 기간이 짧아 유권자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지 못하고 투표율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당과 무관한 교육감선거는 ‘나 홀로 선거’나 다름없어 이번과 같은 짧은 기간에 후보의 인지도와 공약을 알리고 투표율을 끌어올리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3자대결로 치열한 구도를 형성했던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대구시교육감선거는 57.3%의 투표율을 보였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이보다 낮은 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관측하는 이들이 많다.
경북 포항의 한 학부모는 “교육감선거는 일반 시장군수선거보다 관심을 덜 받다보니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 같다”면서 “아이디어도 좋지만 아이들을 위하는 보다 다양하고 심도있는 공약들도 동시에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훈·심상선기자